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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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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화 시인

둑길에서 후다닥, 노루가 뛴다

노루가 공단 폐수 흐르는 둑으로 내려와 갇혔다

막막한 굶주림에 떡갈나무 우거진 원시를 떠나 여기까지 내려와, 덜컥

눈이 순한 노루가 갇혔다

노루와 난 이제 한 방을 쓰게 된 죄수다

여기는 햇살 한줌 들지 않는

세상에서 제일 큰 감옥

삼십오 광년 쯤 떨어진

여긴

되돌아나갈 수 없는 길

노루와 난 한통속으로

원죄를 지은 죄수다

◇이순화 = 2013년 ‘애지’ 등단

‘난설문학회’ 회장

<해설> 둑에 갇힌 노루나 공장에 갇힌 화자는 동병상련을 앓는 같은 처지다. 원죄가 너무 무거워서 삶의 감옥에 둘 다 목줄 매여 있다는 비애가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제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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