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한 평 생긴다면
땅 한 평 생긴다면
  • 승인 2016.12.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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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아직 통화중>
황인동

지금껏 내 소유의 땅 한 평 가져본 적 없지만

저 넓은 하늘 밭 아름다운 별빛 데불고 꿈은 참 행복했었다

나에게 땅 한 평 생긴다면

일개미 한 가족 불러다 이웃하며 부지런히 살리라

메마른 땅에 오솔길 만들고

그 오솔길이 아침마다 날 귀찮게 불러내는

쑥부쟁이가 주인인 붉은 토담집을 지으리라

아, 바랭이풀이 나를 밀어내도 괜찮다

살다 길이 툭툭 털며 돌아가는 날

땅 한 평은 개미에게 물려주고

내 자식들에겐

일개미의 전설과 머리위에 저토록

푸른 세계가 널려 있음을 기필코 일러 주리라

다행이도 내 통장에는

비둘기 두 마리 무럭무럭 자라고 있지만

끝내는 날아갈 한 때의 날개짓

이것 또한 내 소유가 아닌 것을……

◇황인동=대구문학 신인상.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시집 <작은 들창의 따스한 등불 하나>

<해설> 오늘 아침도 뉴스가 어지럽다. 돈의 단위가 무디어 질 만큼 큰덩치가 굴러다니며 혼란스럽다. 고요히 한편의 시를 읽는다. 가져도 가져도 끝이 없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지만, 비워야 채워진다는 시인의 평소 철학을 가슴 울림으로 읽으며, 욕심을 버려야 그자리에 행복이 채워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진리로 받아 들인다. 생명이 있는 모든것에는 두가지 철칙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반드시 죽는다. 두번째는 죽을 땐 반드시 빈손으로 간다는 것이다. 예강 시인은 위의 두가지 철칙을 남보다 일직 염두에 두면서 욕심을 버리고 마음 가까이 있는 행복을 소중하게 여겼나 보다.

-오순찬(달구벌시낭송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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