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창 속 삶이 황혼처럼
막창 속 삶이 황혼처럼
  • 승인 2016.12.1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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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할 때 있었다
김위숙








펑크난 양말 밖으로 발가락 2호 3호가 쏘옥

발톱까지 나란히 달고 나타난다

어쩌지, 읽어야할 시 한 편보다

더 물색없는 핑크 발가락들!



순간 발갛게 달아오르는 얼굴과 문장들

불은 국수처럼 행간도 구불텅 사라진 터에

뜨묵골도 경산휴게소도 압독국의 오래된 왕릉도 뒤죽박죽 섞인다

돌출된 자간 밖으로

으뜸덧널 뚜껑굽다리접시 한 짐

늙은 머슴이 지고 간다

남산고모 시집가던 구불텅 황토길이

딸린덧널 속으로 도망가 버린다



지금 저 알처럼 생긴 석양의 껍질을 깨고

신상리고분군 안으로 들어가면

파괴된 채 남아있는 황토분 속에 잠긴

딸린덧널에는 뚜껑굽다리접시, 목긴항아리, 굽다리접시, 바리들

알 속의 영혼 조각들과 주르르 술을 따르며 옹기종기

앉아있다

◇김위숙=1999년 ‘불교문예’ 신인상 수상
 2002년 ‘현대시’로 등단
 계간 ‘낯선시’ 편집위원
 시집 ‘내 남편 김의부씨의 인생궤적’

<감상> 아리수는 고대국가의 도읍지의 강을 총칭하는 것으로 금관 또는 임금을 상징 하는 것으로, 압독국 알천 부근의 왕릉에서 출토된 접시들의 모양을 리얼한 감성으로 빚어낸 아름다움을 씨앗으로 믹스한 펑크 난 양말이 이 시를 코믹스럽게 한다. -제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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