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등에서는
늘 땀내가 났다
내가 아플 때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는 울지 않고
등에서는 땀 냄새만 났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아버지는 속으로 운다는 것을
그 속울음이
아버지 등의 땀인 것을
땀 냄새가 속울음인 것을
◇하청호=매일신문,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 장학관 역임
세종아동문학상, 경북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윤석중문학상, 천등아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대구광역시문화상 수상
동시집 <둥지 속 아기새> <빛과 잠> <하늘과 땅의 잠>
<보리 보리문동아> <잡초 뽑기> <별과 풀> <풀씨 이야기> <무릎학교>
<감상> 시인은 어릴적 우리 아버지들이 표현하지 않고 참으며 인내하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눈물을 땀 냄새로 형상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문득 농부셨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삽자루를 어깨에 메고 새벽마다 논일 나가시던 아버지, 가족을 부양하는 책임을 등에 지고 힘겨운 속울음의 나날이었을 것이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우리를 다잡아주신 아버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련해 온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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