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고슴도치
  • 승인 2017.01.1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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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식

고슴도치 같은 사람이 있다

나도 가끔은 고슴도치가 된다

어쩌면 우리 모두

고슴도치처럼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몸속에는 수만 개의 가시바늘을 숨겨놓고

남이 품은 가시 하나에 내가 다칠세라

내 몸만 옹더글시고 살아가는 것이다

몇 발짝씩 거리를 두고 산다는 것은

적당하게 불신하며 산다는 것이다

그가 숨긴 가시에 내가 찔린다 해도

내가 그를 온전히 품어줄 수 있다면

뒤 엉킨 고달픔 쯤은 치유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탱자나무 가시보다

겨드랑 밑에 숨긴 잔가시가 더 무섭다

소소한 말 한 마디에

억장은 쉽게 무너지는 것이다

고슴도치도 새끼는 늘 가슴에 품고 산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가시를 품어주는 것이다

◇김환식=계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산다는 것> <낯선 손바닥 하나를 뒤집어 놓고>  <낙인> <물결무늬> <천년의 감옥> <참, 고약한 버릇>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감상> 살다보면 서로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로써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다반사인 경우가 생기고 내가 조금만 참을 걸 하는 후회도 해 보지만 완벽한 인간이 아닌지라 후회하고 또 후회를 연이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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