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찬바람이 가슴에 파고들면
인생도 한해만 살다가는 들풀로 알고
귀뚜라미처럼 쓸쓸하게
나에게 기대어 주는
그런 벗 하나 있었으면
가장 슬픈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고
가장 아픈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미움과 원망을 용서하고 우기며
어깨 토닥이며 곁에 있어 줄
그런 벗 하나 있었으면
일출의 여명이 아름답지만
일몰의 석양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시작보다 끝이 더 소중하다고
고된 삶에 향기 나는
그런 벗 하나 있었으면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인 줄 알고
회포 가득 찬 술 한 잔 기울이며
저녁 강물처럼 같이 저물 수 있는
그런 벗 하나 있었으면
◇박태진=계간 <문장> 신인상
시집 <물의 무늬가 바람이다>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시인협회이사
(주)태광아이엔씨 대표이사
<감상> 멀리 있어도 언제나 내 곁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친구. 생각하면 행복한 미소 짓게 해 주는 친구. 이런 친구라면 이 세상에 친구만큼 좋은 사람 또 있을까? 그런 친구 하나가 내 곁에도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해 본다. “어렵고 힘들 때 함께 해 주는 벗이 진정한 벗이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