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강
저무는 강
  • 승인 2017.01.3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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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도

옷깃에 몰래 묻은 흙먼지를 털어 내듯

또 한 해를 내다버리고 빈손으로 돌아오면

허전한 가슴 한쪽을 가로질러 저무는 강

물에 발을 묻는다고 그리움이 삭겠냐만

지는 해와 강도 함께 떠나보낸 물오리 떼

퍼렇게 멍들고 지친 물소리를 닦고 있었다.

어둠 앞에 흔들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불 켜진 낯선 마을로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노래를 뼈에 묻으면 삶도 다만 긴 느낌표.

◇민병도=1953년 경북 청도 출생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雪岑의 버들피리> <갈 수 없는 고독>
 <만신창이의 노래> <섬> <슬픔의 상류> <마음저울>
 한국문학상, 중앙시조대상, 가람문학상,
 김상옥 시조문학상 등 수상
계간 <시조 21> 발행인

<감상> 봄인가 싶더니 여름이고 여름인가 싶더니 가을이고 겨울이다. 저무는 하루하루가 아쉬워 바라보지만 흘러가는 시간에 허무하기만 하다. 이렇게 바람처럼 구름처럼 훌쩍 왔다가는 인생이라면 더욱더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니 잊어야 할 상처와 고마운 사람들 모두가 그리움으로 남는다. 그러기에 끊임없이 흐르고 거스르지 않는 강물처럼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세월, 또다시 후회 없는 인생 실현을 위한 아름다운 삶을 다짐해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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