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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오늘’ 만큼 신선한 이름은 없다

기사전송 2017-02-20, 21: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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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잠옷도 벗지 못하고 펄럭이는 나뭇잎으로

하루는 아침마다 새 옷을 갈아입고 도착한다

아침엔 아카시아 꽃의 말을 베끼고 싶어

처음 닿은 햇빛으로 새 언어를 만든다

오늘이라는 말은 언제나 새 언어다

약속 위엔 무슨 색종이를 얹어놓을까

한 방울 진한 잉크빛 그리움

제 이름 부르면 앞 다투어 피는 꽃들은

오늘 하루 내가 가꿀 이름이다

오늘 날씨를 묻느라 새들의 입이 바쁘고

풀의 얼굴 만지며 오는 햇빛의 발걸음이 젖어 있다

초록 위에 푸름을 얹으면 초록이 아파한다

하늘을 닦아 창문에 걸어두고

아껴둔 마음 한 다발 부치려고 우체국으로 걸어간다

그의 손이 썼을 글자들에 남은 온기

살아서 닿았던 눈빛들이 한꺼번에 달려온다

‘오늘’이라는 말은 내가 쓴 말 가운데

가장 새로운 언어다


◇이기철=1972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낱말 추적> <청산행> <전쟁과 평화> <시민일기>
 <우수의 이불을 덮고> <내 사랑은 해지는 영토에>
 김수영문학상(1993), 후광문학상(1991), 대구문학상(19 86), 금복문화예술상(1990), 도천문학상(1993) 수상


<감상> 오늘이라는 하루는 나에게 주어진 삶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하지만 오늘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사는지가 더 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시인이 쓴 말 가운데 가장 새로운 언어인 ‘오늘’에 충실하며 살아갈 때 내일을 맞이하는데 더 좋은 조건의 내 모습을 갖춰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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