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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복사꽃 아래 천 년

기사전송 2017-03-12, 22: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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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봉




봄날 나무 아래 벗어둔 신발 속에

꽃잎이 쌓였다.



쌓인 꽃잎 속에서

꽃 먹은 어린 여자아이가

걸어 나오고,

머리에 하얀 명주수건 두른

젊은 어머니가 걸어 나오고,

허리 꼬부장한 할머니가

지팡이도 없이

걸어 나왔다.



봄날 꽃나무에 기댄 파란 하늘이

소금쟁이 지나간 자리처럼

파문지고 있었다.



채울수록 가득 비는

꽃 지는 나무 아래의 허공,

손가락으로 울컥거리는

목을 누르며,

나는 한 우주가 가만 가만

숨 쉬는 것을 바라보았다.



가장 아름다이 자기를 버려

시간과 공간을 얻는 꽃들의 길.

차마 벗어둔 신발 신을 수 없었다.



천년을 걸어가는 꽃잎도 있었다.

나도 가만가만 천년을 걸어가는

사랑이 되고 싶었다.

한 우주가 되고 싶었다.


◇배한봉=1998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 등단.
 2002년 <우포늪 왁새> <악기점>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우리말 부모은중경>


<감상> 지난 세월은 꽃잎 속에 소중히 덮어두고 지금의 모습들을 사랑해 가야 할 것이다. 천년이고 만년이고 우리 다시 밝은 빛에 물드는 그날을 기다리며…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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