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1930~1993 일본 효고 현 출생.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중퇴
1952년 <문예>에 ‘강물’, ‘갈매기’ 등이 추천되어 등단
시집 <새> <주막에서>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요놈 요놈 요 이쁜 놈>
<감상> 모든 존재는 회귀본능에 따라 본원의 자리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본원은 어디일까? 지구가 생성되기 전 인간은 대우주의 핵심세포인 원소로서 상생의 원리에 의해 스스로 동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수억 겁의 시간이 지나면서 상생의 원리에 역행해 세포에 조금씩 흠집이 생기며 탁한 기운이 형성되게 된다. 이 원죄로 인해 지구라는 교화소와 생명체가 생겨났고, 진화를 거쳐 완성된 인간은 원래의 맑음을 찾기 위해 서로 상생하며 살아야만 다함께 본원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혹한의 삶을 살다간 천상병시인의 이 시는 시인의 아픈 사연이 더해져 슬프도록 아름답다. 초연함을 자아내는 해탈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조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