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가 지상의 태반을
초록으로 물들인 것은
너무도 잘 한 일,
너무도 잘 한 일.
만약 초록 대신 노랑이나
빨강으로 물들였다면
사람은 필시 눈동자가 깨지거나
발광하고 말았으리…
◇박희진=1931년 경기도 연천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영문과 졸업
월탄문학상, 한국시협상, 상화시인상 등 수상
보관문화훈장 수훈,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시집 <실내악>, <청동시대>, <빛과 어둠의 사이>, <연 꽃 속의 부처님>, <사행시 사백수>, <소나무 만다라>, <이승에서 영원을 사는 섬들>외 다수
<감상> 겨우내 세상이 황량한 듯 하더니 어느새 찾아온 봄. 봄 빛깔은 노랄까? 그렇게 보였어! 노랑을 즐기다 보니 초록으로 바뀌어. 물놀이 하며 지내다 보니. 갑자기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들어 빨강 단풍에 취해서 흥얼 흥얼..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다 지내다 보니 자연이 숨죽여가는 하얀 겨울이 오는구나. 그러다 저러다 세월은 물 흐르듯 기약 없이 자꾸만 간다. 두둥실 두리둥실 끝없는 바다로 가세!!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