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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시를 읽는다

기사전송 2017-04-02, 21: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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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시를 읽는다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엽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박완서=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나목(裸木)> 당선
 1981년 <엄마의 말뚝>으로 이상문학상 수상
 1994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으로
 제25회 동인문학상 수상
 1999년 <너무도 쓸쓸한 당신>으로
 제14회 만해문학상 수상
 2001년 <그리움을 위하여>로 제1회 황순원문학상 수상


<감상> 꿈과 희망에 부풀고 자신감에 넘치던 시절엔 그게 전부인 듯 보였다. 철들어, 삶은 아프고 외롭고 그리운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는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한동안 우울과 방황 속에서 찾아낸 벗! 나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영혼을 아름답게 채워주는 시를 새로이 만났다! 열정으로 시를 사랑할 시간이 왔다.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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