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
시를 읽는다
  • 승인 2017.04.02 21: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시를 읽는다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엽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박완서=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나목(裸木)> 당선
 1981년 <엄마의 말뚝>으로 이상문학상 수상
 1994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으로
 제25회 동인문학상 수상
 1999년 <너무도 쓸쓸한 당신>으로
 제14회 만해문학상 수상
 2001년 <그리움을 위하여>로 제1회 황순원문학상 수상

<감상> 꿈과 희망에 부풀고 자신감에 넘치던 시절엔 그게 전부인 듯 보였다. 철들어, 삶은 아프고 외롭고 그리운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는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한동안 우울과 방황 속에서 찾아낸 벗! 나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영혼을 아름답게 채워주는 시를 새로이 만났다! 열정으로 시를 사랑할 시간이 왔다.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