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면, 짜자면 먹기로 하고
열살 손녀와
수성 아트피아 신춘 음악회에 갔었다
여린 호기심이 손 끝으로 전해져 잡은 손이
무척 보드랍고 포근하다
핒줄의 의미처럼
눈빛도 같은 방향으로 잔잔하다
노래도 있고
JK 김동욱도 있고
베토벤도 있었지만
손녀는 중간 중간 입맛을 다시며 확인한다
“할아버지 정말 짜장면 사주실거죠”
그 입술에 묻어나는 짜장면 내음이 용지홀에 가득하다
아직은,
베토벤보다 짜장면에 꽃혀 있는
열 살 손녀의 순수를 나는 이뻐한다
오늘의 동행이
훗날,
오케스트라 선율에 실려오는 짜장면 추억처럼
할아버지도 추억해 주리라 믿어보며
행복한 봄밤을 데리고
우리는,
자주 갔었던 자금성으로
짜장면 먹으러 간다
◇황인동=대구문학 시인상 수상
시집 <작은 들창의 따스한 등불하나> <뻔 한 일>
<비는 아직 통화 중>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경상북도 공무원학회장,
청도부군수 역임
<감상> 공인은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와 인류를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만인을 이끌 수 있는 나라의 어른이며 윗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의 세대 차이는 베토벤과 짜장면 만큼의 괴리가 있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이해와 공감은 세대를 초월한 소통을 보여주고 있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조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