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짜장면
베토벤과 짜장면
  • 승인 2017.04.0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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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동

끝나면, 짜자면 먹기로 하고

열살 손녀와

수성 아트피아 신춘 음악회에 갔었다

여린 호기심이 손 끝으로 전해져 잡은 손이

무척 보드랍고 포근하다

핒줄의 의미처럼

눈빛도 같은 방향으로 잔잔하다

노래도 있고

JK 김동욱도 있고

베토벤도 있었지만

손녀는 중간 중간 입맛을 다시며 확인한다

“할아버지 정말 짜장면 사주실거죠”

그 입술에 묻어나는 짜장면 내음이 용지홀에 가득하다

아직은,

베토벤보다 짜장면에 꽃혀 있는

열 살 손녀의 순수를 나는 이뻐한다

오늘의 동행이

훗날,

오케스트라 선율에 실려오는 짜장면 추억처럼

할아버지도 추억해 주리라 믿어보며

행복한 봄밤을 데리고

우리는,

자주 갔었던 자금성으로

짜장면 먹으러 간다

◇황인동=대구문학 시인상 수상
 시집 <작은 들창의 따스한 등불하나> <뻔 한 일>
 <비는 아직 통화 중>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경상북도 공무원학회장,
 청도부군수 역임

<감상> 공인은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와 인류를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만인을 이끌 수 있는 나라의 어른이며 윗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의 세대 차이는 베토벤과 짜장면 만큼의 괴리가 있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이해와 공감은 세대를 초월한 소통을 보여주고 있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조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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