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1946년 조지훈·박두진 등과
3인시집《청록집(靑鹿集)》을 발행
1955년 첫시집 <산도화 山桃花> (1954)로
제3회 아세아자유문학상 수상
1969년 <경상도(慶尙道)의 가랑잎> (1968)으로
서울시 문화상, 1972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
<감상> 4월이 오면 맞이하게 되는 세상이 제일 멋있게 채색되는 시공간 형형색색 울긋불긋도 하다. 하지만, 환희 뒤에 애잔함이! 시인은 4월을 극찬 하였지만 나는 그렇게만 하지 않으리!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붉디붉던 그 동백 잎 떨어지고 찬란한 벚 잎 지는 화려함 뒤에 그 아련한 슬픔과 상실감, 이를 두고 ‘잔인한 계절’이라 했던가! 4월은 희망, 새 기대감 들다가도 머지않아 사라지는 슬픔과 공허함을 동시에 느끼는 시간, 이 시간 속에서 한층 성숙함 으로 신록 푸른 5월로 가야 한다.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