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법
사랑법
  • 승인 2017.05.03 2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lip20170503102626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에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 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강은교=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감상> 사랑은 아집도 아니고 집착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 보아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사랑일 게다. 집착도 하지 않고 지긋이 실눈으로 내면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자유와 삶을 맛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