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안(開眼)
개안(開眼)
  • 승인 2017.05.1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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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나이 60에 겨우

꽃을 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신(神)이 지으신 오묘한

그것을 그것으로

볼 수 있는

흐리지 않는 눈

어설픈 나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채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꽃

불꽃을 불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충만하고 풍부하다.

신이 지으신

있는 그것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지복(至福)한 눈

이제 내가

무엇을 노래하랴.

신의 옆자리로 살며시

다가가

아름답습니다.

감탄할 뿐

신이 빚은 술잔에

축배의 술을 따를 뿐.

◇박목월=1946년 조지훈·박두진 등과 3인시집
 <청록집(靑鹿集)>을 발행
 1955년 첫시집 <산도화(山桃花)>출간

<감상> 사람이 나이가 들면 육체적으로 모든 기능이 쇠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만지거나 볼 수 없어도 예측할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새롭게 열리게 되는 것이다. 나의 주관적인 삶을 내려놓고 내 안의 모든 불순물들을 깨끗이 씻어 버리고 정화된 눈으로 보는 세상의 모든 만물은 얼마나 더 아름답게 보일까? 이게 바로 삶의 연륜일 것이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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