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한 줌 이슬 한 방울
흙 한 줌 이슬 한 방울
  • 승인 2017.05.16 21: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lip20170516095845
김현승

온 세계는

황금으로 굳고 무쇠로 녹슨 땅,

봄비가 내려도 스며들지 않고

새소리도 날아왔다

씨앗을 뿌릴 곳 없어

날아가 버린다.

온 세계는

엉겅퀴로 마른 땅,

땀을 뿌려도 받지 않고

꽃봉오리도

머리를 들다 머리를 들다

타는 혀끝으로 잠기고 만다

우리의 흙 한 줌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가슴에서 파낼까?

우리의 이슬 한 방울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눈빛

누구의 혀끝에서 구할까?

우리들의 꽃 한 송이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얼굴

누구의 입가에서 구할까?

◇김현승=1934년 <동아일보>에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 시를 발표
 시집 <김현승시초>(1957), <옹호자의 노래>(1963),
 <견고한 고독>(1968), <절대고독>(1970)

<감상> 흙 한 줌, 이슬 한 방울, 꽃 한 송이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갈 때가 너무 많다. 사람은 누구나 내가 가지고 있을 때에는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후회하게 되어 있다. 지금부터라도 한번쯤 주위를 되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