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누르는 천근 날개의 무게
헤엄쳐 갈수록 빠지는 미궁
왜 이렇게 힘들지
나는 갈수록 모르겠어.
축복은 고통의 보자기에 싸여 온다고?
생애를
아니, 그렇게 거창하게 표현할 것도 없어.
시간을
지속적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일밖에 없다는 것이 기막히군.
그래, 연애를 좋아한다고
허지만 여덟 시간을 그걸 할 수는 없잖아.
노래 부르기
술 마시기
빌어먹을, 그대 눈 쳐다보기.
모두가 그래
하루 여덟 시간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일밖에 없다는 것이 기막히군
고통의 보자기 싸기
고통의 보자기 끄르기
그것을 싸고 끄르면서 즐거워하기.
난 모르겠어. 정말, 그 검정 나비를…
◇문정희=1969년 <월간문학>지를 통해 문단 등단
1976년 제 21회 현대문학상 수상.
시집 <문정희 시집>, <새떼>,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감상> 누구에게나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삶의 고통은 똑같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자기에게 주어진 삶이 제일 무겁고 고달픈 법이다. 그래도 열심히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보기 좋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