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신은 구두처럼 편하고
어디든지 함께해도 편하다
할 말이 있어도 만나고
할 일이 없어도 만나고
자식 걱정에 울고
남편 흉보고 웃고
늘 머릿속 복잡한 가정사
다 풀어내도 속 시원한
친구
밥은 먹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나이 들수록 오랜 친구가
가까이 있어도 그립다
◇목필균=1995년 ‘문학 21’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거울 보기>(우이동사람들, 1998년)
<꽃의 결별>(오감도, 2003년)
수필집 <짧은 노래에 실린 행복>(오감도, 2008년)
<감상> 나는 친구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수다쟁이가 된다. 언제나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웃으며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쩌다 한번 만나도 그동안의 화제를 끝없이 풀어놓으며 응석을 부리고 싶어지는 것일 게다. 시인도 오래 신은 구두처럼 편하고 어디든지 함께해도 편한 것이 친구라고 하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지치고 힘들어할 때 서로 눈만 바라보아도 힘이 되고 어떠한 삶의 넋두리도 미소로 받아주는 그런 사람이 바로 친구인 것이다. 할 말이 있어도 할 말이 없어도 만나고 싶고 가까이 있어도 늘 그리운 친구가 있다는 것은 바로 축복 받은 인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고 싶다 친구야!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