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19일 목요일    단기 4350년 음력 8월30일(己卯)
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기도

기사전송 2017-06-08, 21: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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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땅이 꺼지는 이 요란 속에서도

언제나 당신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내 눈을 스쳐가는 허깨비와 무지개가

당신 빛으로 스러지게 하옵소서



부끄러운 이 알몸을 가리울

풀잎 하나 주옵소서



나의 노래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내 혀를 닳게 하옵소서



이제 다가오는 불 장마 속에서

‘노아’의 배를 타게 하옵소서



그러나 저기 꽃잎 모양 스러져 가는

어린 양들과 한 가지로 있게 하옵소서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구상=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시집 <구상시집> <초토의시> <말씀의 실상> <까마귀>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밭 일기> <유치찬란>
 수상 금성 화랑 무공훈장, 서울시 문화상,
 국민훈장 동백장, 대한민국 예술원상


<감상> 나의 삶에 있어 또 하나 숙제로 남겨지는 시를 읽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이 한번 뿐이라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시인의 말이 가슴에 새겨진다. 오늘, 과연 어제와 무엇이 얼마나 달랐는지 반성하며 긴 생각에 빠진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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