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세상
껍데기 세상
  • 승인 2017.07.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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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산

세상천지가 껍데기로 가득하다.

알맹이는 본시 없었던가?

썩지 않는 껍데기 세상이다.

흙바람 날리는 도시에는

시궁창 물이 흐르고

매연 가득한 농촌에는

검은 공장 폐수가 흐른다.

저마다 “내가 내다.” 그러는

곪아터진 피부를 가진 상류인간들은

점점 많아져 가고

껍데기 또한 두꺼워져 간다.

껍데기가 썩어야만

알맹이를 위한 거름이 될 텐데

도무지 썩지 않음은

온 세상이 껍데기 공화국으로 바뀌려나 보다.

제기랄!

◇강해산=<첫사랑의 전기>(1982),
 <나 그대의 따뜻한 품속에>(1989)

<감상> 옛날에 이웃사촌이란 말 만큼 정감이 흐르는 말이 없었던 것 같은데, 서로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 때가 참 그리운 요즈음이다. 유행처럼 언제 사라졌는지 이웃사촌이란 말은 벌써 무색해진지가 오래 된 듯하다. 우리는 가슴 아프게도 저마다 모든 일에 ‘내가 내다’ 고로 나만 잘되면 그만인 이기주의가 가득한 세상, 가식과 거짓 그리고 욕심과 질투의 껍데기로 치장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껍데기가 썩어져야만 알맹이를 위한 거름이 될 텐데 도무지 썩지 않아 온 세상이 껍데기 공화국으로 바뀔까 염려하는 시인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내가 가진 이기심과 남을 짓밟고 위에 서려는 욕망과 같은 껍데기는 세상의 가치 속에서 나 스스로가 만든 허영일 뿐임을 깨닫고, 나 자신부터 조금씩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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