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그저 보고 이대로
에고 말 건가.
山에는 靑靑(청청)
풀잎사귀 푸르고
海水(해수)는 重重(중중)
흰 거품 밀려든다
산새는 죄죄
제 興(흥)을 노래하고
바다엔 흰 돛
옛 길을 찾노란다
자다 깨다 꿈에서
만난 이라고
그만 잊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十里浦(십리포) 산 너머
그대 사는 곳.
송이송이 살구꽃
바람에 논다
水路千里(수로천리) 먼 길
왜 온줄 아나?
예전 놀던 그대를
못 잊어 왔네.
◇김억=1914 <학지광>에 시 ‘이별’‘미련’ 등을 발표
1918 문예주간지 <태서문예신보>에 투르게네프 ,
보들레르, 베르레느 등의 번역시를 소개
창작 시 ‘동지’‘오히려’‘봄’‘겨울의 황혼’을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단
<감상> 인연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사람들, 우연히 동석하게 된 사람이 나에게 귀인이 되어 나를 도와주고 결정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내일도 모레도 좋은 인연을 기대하며 스스로 응원해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