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다가 죽습니다.
하루가 하루살이의 일생입니다.
하루의 하루살이가 되기 위해 물 속에서 천 일을 견딥니다.
그동안 스무 번도 더 넘게 허물벗기를 합니다.
천 일 동안 수많은 변신을 거듭하다 하루살이가 되면
하루를 살다 죽어버립니다.
하루를 살기 위해 천 일을 견디는 하루살이.
그것은 하루살이의 운명입니다.
◇천양희=1967년 <현대문학> 4월호에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
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사람 그리운 도시>
<하루치의 희망>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산문집 <시의 숲을 거닐다> <직소포에 들다>
<감상> 하루살이란 의미에 있어 생각이 모두 다른 것 같다. 어떤 이는 하루살이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발전 없이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는 사람들을 말 하기도 하고 하루하루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에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인생을 덧없음보다 생을 끝내는 날까지 최선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기도 한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나도 한번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하루살이가 하루를 살기위해 물속에서 천 일을 견뎌내고 그동안 스무 번도 넘게 허물벗기기를 한다고 한 시인의 말처럼 날마다 주어지는 오늘 하루가 내 인생에 남은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하루를 살아 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을 천년만년 사는 것도 아닌데 너무 탐욕에 많이 길들여져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볼 때가 많다. 인생이 오늘 하루뿐이라면 과연 그렇게 과도한 탐욕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루를 잘 사는 게 인생을 잘 사는 것이고 인생을 잘 사는 게 하루를 잘 사는 것이다. 하루를 온전하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떠한 일이든 자신의 열정을 담아 하루를 살 수 있다면 하루의 풍경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