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14일 목요일    단기 4350년 음력 10월27일(乙亥)
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기억의 자리

기사전송 2017-08-09, 21: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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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 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 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달리하여

나희덕


수많은 내 몸들이 피었다 진다.

시든 꽃잎이 그만

피어나는 꽃잎 위로 떨어져 내린다.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걷는다, 빨리, 기억의 자리마다

발이 멈추어선 줄도 모르고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감상> 잊을 수 없는 지난날의 기억이 주는 아픔들 가운데 아름다운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기억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기억들 가운데 때로는 잊고 싶은 일들이 잊혀지지 않아 괴로울 때도 많다. 과거의 추억을 떨쳐 버리고 자유로워지고 싶은 소망이 간절한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의 기억으로 되돌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한 시인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과거의 추억이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올바르게 걸으려고 애쓰고 좋은 기억으로 아름다웠다고 이야기하려고 애쓰는 애틋함 또한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행복한 순간만 기억하며 인생을 오로지 즐겁게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늘 후회하고 깨달음의 연속인 삶을 살기에 바쁜 게 바로 인생인 것이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들 중에서도 분명 자신을 더 크고 깊게 성장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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