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을 달래며
삽니다
될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나태주=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대숲 아래서> <눈부신 속살>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수상.
공주문화원 원장
<감상> 말은 그 사람의 향기와 같다고 한다. 아무리 예쁜 꽃도 향기가 독하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다. 하지만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 그윽한 꽃이라면 그 향기를 음미하며 곁에 두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꽃향기가 곱다하나 사람의 향기에 비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언행이 바로 그 사람의 인품인 것을…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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