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17일 일요일    단기 4350년 음력 10월30일(戊寅)
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숭어, 슬픔에 빠지다

기사전송 2017-10-08, 2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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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옥




몇 백 년 동안 제 몸을 부수어

몇 백 년 동안 제 살을 깨물어

모래 알갱이가 되었다한들

아무도 모를 것이다

(방치된 비늘 하나씩 떨어져 나가면

비릿하게 절여오는 염기에 온몸이 쓰라리고

뜨겁게 내리쬐던 햇볕에도 죽어 가는 시간이 절박했다

남은 시간이 두려운 까닭은 영혼의 쓸쓸함이 아니라

미망의 세월이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먼 곳에서부터

둥 둥 떠다니는 마른 시간이며

툭 툭 던져지는 바늘에 찢겨진 내장이며

밤낮으로 비틀어진 제 살을 끌고 와서

빈 몸으로 해변에 눕는다



쓸쓸한 시간을 끌고 온 여자

온 종일 지친 듯한 모래 위로

발자국 꾹 꾹 찍으며 지나간다



살점 위로 허물어지는 모래바람





숨이 막힌다



파닥거리는 미망의 오후가

여자의 눈동자 속으로 헤집고 들어온다


◇송선옥=낙동강문학 시부문 신인 최우수상 수상


<감상> 숭어, 바다에 살지만 먹어를 찾아서 민물을 거슬러 오르기도 하는 강인함이 있는 물고기다. 먼 바다에 살다 죽음을 맞이할 때 깊은 바다로 수장되면 그의 종말을 아무도 모르리라. 하지만 치열한 생존본능의 강인함은 때론 처절한 상처를 숨길 수 없이 드러낸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더구나 미련이 남은 여자의 삶 또한 그러할 것이다. -김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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