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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김사윤의 시선(詩選)> 뒷모습 서영림

기사전송 2017-11-09, 21: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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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림
서영림




증명사진을 찍었는데 좀 괜찮게 나왔다

아내에게 한 장 건네주며

“내 영정사진으로 하소.” 한마디 붙이니

툭, “참내~ 곧 죽을 사람처럼 말하네.” 한다



갑자기 섬뜩한 한줄기 빛이 날아와

날카롭게 내 몸에 박힌다, 곧바로

욕실로 들어가 깨끗이 몸을 씻고

장롱 속 곱게 개킨 하얀 속옷을 꺼내 입었다



초저녁 하늘에서 별똥별 하나 떨어진다

오늘 밤 나는

지난 세월 각진 시간 속을 더듬어,

내 만나야 할 길

내 씻어야 할 길을

찾아 나선다

아, 내일은,,,,,,



◇서영림=본명 서복돌. 계간 <시세계>발표
 월간 문학세계 등단. 제2회 <경북일보문학대전>  
시 부문 동상. 공저<22인의 명시> 외 다수



<감상> 무엇보다 사진 한 장을 아내에게 건넸을 때 시인은 어떤 심정이었을지 못내 궁금하다. 정말 영정 사진으로 쓰였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을지, 아니면 무심결에 한번 아내에게 그야말로 툭 던져 보았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아내의 반응은 시인에게 섬뜩함을 안겨 주고 말았다. “곧 죽을 것처럼 말하는 남편”이 못마땅하니 말이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로 독자를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1연에서 보여준 유쾌한 장면들이 2연에서 비장함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깨끗이 몸을 씻고 수의처럼 곱게 갠 하얀 속옷을 꺼내 입고 죽음의 의식이라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침내 3연에서 초저녁에 별똥별이 떨어지며 자성의 시간을 가지는 시인에게 죽음은 각진 시간 속을 더듬어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다짐을 하고 있다. 영원불멸을 꿈꾸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건네는 죽음의 서시처럼 자연스럽기만 하다. -김사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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