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겨울바람이 거침없다
서울 바람과 다르다
시베리아 순록들이 내뿜어 놓은
입김을 날것으로
코끝에 가져다 놓는다
낙동강 위로 불어대는 삭풍
강둑을 차갑게 범람하여
강 저편 앙상하게 버티고 있는
나뭇가지를 흔들어 놓는다
흔들리며 시베리아 독수리
울음소리를 날것으로 토하고 있다
바람 한 점 일지않는
벽에 둘러싸인
마른 벌판이 사방에 있다
막혀있다
눈물 한 방울 흔적 없다
요동 않는 그대 속에
바람이 불어야한다
차갑게 메마르게 버티고 있는
그대에게 바람이 일어야 한다
쌓은 담이 무너져
세상 날것들이 마음대로 드나들도록
살 속 깊이 닿도록
◇임택동 = 1963년 경북안동출생
시인·목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샌프란시스코에서 목회 및 詩作활동
<해설> 머나먼 북쪽 끝에서 순록의 입김과 독수리의 울음 섞인 시베리아바람이 태백산맥을 줄달음 하여 닿는 안동의 겨울은 매섭다. 그렇듯 어떤 바람이라도 맘껏 찾아오는 땅인데도 그 바람이 닿지 않는 곳이 있다. 이른바 닫힌 가슴이다. 너와 나 사이가 그렇고 남과 북이 그렇다. 소통의 바람은 불어야 한다. 마음의 벽을 허물고 사랑이 찾아와 꽃피는 가슴을 만들어야 한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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