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27일 금요일    단기 4351년 음력 3월12일(己丑)
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기사전송 2018-04-12, 2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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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그늘이 질 무렵

문학 동아리

홍등가를 써대던

여드름처럼 느물터진

곱슬머리 선배

군 행군 시 여성 생리대가 최고라고

낙서 같은 시를 써놓았던

자치방 앉은뱅이 책상처럼

낡은 멋이 나던 장발 선배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인공 빛을 팔며 낮의 삶을 꾸렸던

악바리 같은 시를 써대던 내 친구

순한 사랑만 찾아 헤매다 눈이 커진

또 다른 절친은

뒤엉킨 인간실타래

어디까지 풀어내며 살고 있을까

태양처럼 빛나는 상처는

살아가는 동안 생기는 작은 생채기 일뿐이라고

무모함조차 무모하지 않았던

내 스물은 어디로 갔나

가진 것 없이 충만하기만 했던

그늘을 짓이겨 빛으로 만들어내던

그 스물들은



어디로 갔나

어디로 가버렸을까



◇박인숙=대구 출생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낙동강문학 신인 최우수상 수상



<해설> 생각해 보면 아득히 먼 옛날, 가슴 떨리던 스무 살 시절의 동경 들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그 시대를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지만 인간 내면에 잠재된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사는데 바빠 정신없이 달려온 길, 문득 뒤돌 보니 자욱한 안개 같은 그리움들만 남아 있다. 아,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청춘이여, 젊음이여. -이재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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