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와 백로
왜가리와 백로
  • 승인 2018.04.23 21: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계향

잊지마라, 왜가리야

너희들이 새라는 것을

허공 같은 나뭇가지를

차지하며 사는 것이 힘들지라도

그래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그래도 함께 웃어야 한다는

잊지마라, 백로야

행여, 네가 왜가리를 적으로 생각하면

너희 둘 다 죽으리니

너희는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잘났다 못났다 미워만 할 것이 아니라

새는 어떻게 잘 살 수 있는지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여라

아무리 잘나도 너희는 새일뿐인데

아무리 오래 살아도 어차피 죽는 일인데

왜가리와 백로는 잊지 말아라

같은 먹이를 먹어야하는 공명조란다

*공명조: 머리가 둘에 몸이 붙은 새로 서로 시기하여

한쪽에게 독약을 먹여 같이 죽었다고 함

 ◇이계향 = 경북 영덕 출생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지부)

 사)한올문학 대상, 천등문학상 특별공로상

 최단 기간 최다 시작·시집 출판

<해설> 우리는 때때로 서로에게 전부일 수 있다. 그러나, 가끔은 다른 입장 일 수도 있어 늘 아름다울 수는 없다. 아름답다는 것은 그렇듯 어려운 것이다. 삶이 그렇듯이, 낯선 세상을 버릇처럼 오래 오래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 고요한 공간에 흐름을 찾고 숨구멍을 찾아내 숨을 쉬고, 그렇게그렇게 눈부신 시간이 오는 것을 맞이하는 것이다. -성군경(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