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정권 ‘책임 공방’으로 번진 UAE 의혹
전·현정권 ‘책임 공방’으로 번진 UAE 의혹
  • 승인 2018.01.04 21: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으로 촉발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외교적 한계선’을 넘나드는 수위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여야 정치권은 이번 UAE 의혹을 놓고 각각 전·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방의 전선을 넓히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논란의 핵심은 △아크부대 파병 등 군사협정 체결 시점 △임 실장 UAE 방문 목적 등으로, 여야는 상반된 설명과 주장을 내놓고 있다.



△ 김학용 “盧정부에서 군사협정 체결” VS 김종대 “盧정부 협정과 별개”

최근 UAE 논란의 중심에는 한국당 김학용 의원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있다. 양 측은 UAE와의 군사협정 체결 시기를 놓고 물고 물리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종대 의원은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UAE는 이명박 정부에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어서, 박근혜 정부 시절 이보다 낮은 수준인 양해각서(MOU) 형태로 체결하게 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양해각서 이행 여부를 두고 양국 신뢰에 손상이 가 (임종석 실장이) 이를 수습하러 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前)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학용 의원이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UAE와의 군사협정은 이명박 정부가 아닌 노무현 정부 시절 체결됐고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MOU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체결한 협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배포한 ‘대한민국 정부와 UAE 정부 간의 군사협력에 관한 협정’에 따르면 협정 서명 시점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1월 15일이고, 발효 역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5월 13일이다.

김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김 의원은 재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UAE와) 한국형 고등훈련기 T50 수출 등 양국간 항공사업을 둘러싼 협력이 있었다. 이것은 순수한 방위산업에 국한된 협력”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김 의원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협정이 깨진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협정 문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 임종석 비서실장, UAE 간 이유는

이번 의혹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로 UAE를 방문한 데서 시작됐다. 우선 방문 목적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궁금증을 키운 측면이 있다. 청와대는 처음에는 ‘UAE 아크부대, 레바논 동명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했다가, 의혹이 제기되자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논란이 더 커진 후 ‘박근혜 정부 들어 소원해진 관계 복원 차원’이라고 했고, ‘대통령 친서 전달 목적’이라고 다시 말을 바꿨다. 청와대는 임 실장의 UAE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처음 설명한 것과 크게 달라진 게 없으며, UAE 왕세제 등과 나눈 대화는 외교적 관례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UAE와의 외교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청와대의 현재 처지는 ’벙어리 냉가슴‘에 가깝다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