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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연구

기사전송 2016-10-26, 22: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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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인비
Toynbee, Arnold Joseph
역사는 무엇이며, 누가 역사를 쓰는 것일까? 모든 인간은 모두 역사의 주인공인가? 인류의 역사는 계속 진보하는 것인가? 한 국가나 집단이 제대로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역사를 움직이는 힘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함으로써 역사학을 학문의 중심으로 옮긴 사람이 있다. 영국의 역사가이자 문명 비평가인 아놀드 조셉 토인비A. J. Toynbee)이다. 그의 역사관은 사회의 진보 대신에, 탄생ㆍ성장ㆍ쇠퇴ㆍ붕괴라는 단계를 거치는 ‘역사의 순환설(=문명순환론)’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주저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 12권, 1934~1961)에서 세계사를 비교문명론적으로 고찰하는 독특한 문명사관을 제시했다. 그 핵심은 문명순환론이다. 토인비는 문명은 도전(challenge)에 대해 성공적으로 응전(response)해야 탄생과 성장이 가능하다는 원리를 천명했다. 이 원리에 따라 문명은 탄생 · 성장 · 붕괴 · 해체의 4단계 사이클(cycle, 주기)을 겪는다는 이른바 문명순환론을 주장했다.

토인비는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류가 창조한 문명을 유형화했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인류역사에 알려진 문명은 모두 30개인데, 그중 정상적인 순환과정, 즉 탄생 · 성장 · 붕괴 · 해체의 4단계를 거친 이른바 성장문명은 21개이다. 그리고 자연재해나 전쟁 같은 불의의 요인으로 인해 이 과정을 제대로 다 거치지 않고 일부만 거친 정체(停滯)문명은 5개이며, 탄생 요인을 잉태했다가 태어나지 못한 유산(流産)문명은 4개로 보았다.

그런데 이 성장문명 21개 중에서도 이미 사라진 사(死)문명이 14개이며, 아직 살아 있는 생존문명이 7개(인도 · 이슬람 · 극동 · 비잔틴 · 동남유럽 · 그리스정교 · 서구 문명)라고 분석하였다. 이러한 초유의 문명유형화는 대체적으로 사실에 부합되는 것으로 지금도 문명사 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문명의 탄생 요건에 관해 종래의 통념은 자연환경적으로 인간 생활에 유리한 곳에서 탄생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토인비는 이와 반대로 오히려 자연환경이 불리한 것이 문명 탄생의 필요조건이라고 보았다. 왜냐하면 불리한 환경은 일종의 도전이므로, 이러한 도전에 응전해 극복할 때만이 문명은 탄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고대 4대 문명을 탄생시킨 4대강 유역은 모두가 범람의 위험이 크고, 기후가 건조하거나 고온인 악조건 지역이어서, 인간이 고도의 지혜를 발휘해 그러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고대 4대 문명이 비로소 탄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응전을 가능케 하는 요인은 인간의 창의력이라고 하면서, 창의력이 있는 인간만이 도전을 이겨내고 문명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인비는 탄생한 문명의 성장도 도전에 대한 응전이 성공해야 가능하며, 그러한 성장은 단순한 영토의 확장이나 경제적 및 기술적 발전만은 아니고 더 중요한 것은 정신적 승화(etherealization)라고 보았다.

문명의 붕괴는 결국 문명의 최종 단계인 해체로 마무리되는데, 때로는 붕괴가 중지되어 해체가 아닌 장기적인 화석기(化石期)가 도래하는 경우가 있다. 토인비는 이집트와 동양문명이 바로 이런 경우라고 여겼다. 이 단계에서는 창조성은 자포자기나 자기억제로, ‘흉내’는 보이콧이나 순교로 변해 결국 영혼의 분열도 일어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적대국가나 적대사상 간에 전쟁이 발발하게 마련인데, 그 전쟁에 기진맥진한 대중은 세계국가나 평화를 갈구하게 된다.

문명의 해체기나 화석기가 지나서 새로운 문명이 탄생하기까지는 상당히 긴 ‘밤’을 보내게 되는데, 토인비는 이 기간을 ‘공위시대’(空位時代, interregnum)라고 부른다. 이 시대에는 민족이동과 대중운동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영웅호걸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일명 ‘영웅시대’(heroic age)라고도 한다. 그는 또한 이 시대를 약 400년 동안 지속되는 ‘고난의 시기’(a time of troubles)라고도 표현한다. 이 공위시대의 혼란 속에서 새로운 문명의 여명은 밝아온다.

그는 문명의 동시대성과 유형화 및 순환론을 밝혀냄으로써 문명사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도출했고, 문명필멸이라는 비관주의를 지양하고 순환에 의한 문명의 재생이란 낙관주의적 역사관을 제시했다.

<김민경· 사회복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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