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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부론

기사전송 2016-12-07, 21: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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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크
존 로크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 ‘최순실 게이트’ 이후 혼란한 한국사회에서 다시금 이 같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명작으로 존 로크의 시민정부론 이상 가는 저서는 드물 것이다.

존 로크의 생애는 민주주의가 시작된 나라 영국의 근대 정치사와 호흡을 같이 하며 흘러갔다. 왕권신수설의 대두와 의회의 등장, 독재 정치의 종식에서 공화제의 출현까지, 부침 많던 영국 의회제도의 역사가 그의 생애 전·후반을 둘러싸고 펼쳐졌던 까닭이다.

사회와 경제, 종교 면에서도 로크가 살았던 시대는 변화의 물결이 삶을 강타하던 시기였다. 중세까지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귀족 계급이 몰락하고 그 자리를 중산계급의 부유한 자치농과 법률가, 의사 등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차지했으며, 16세기 종교개혁과 칼뱅주의의 영향으로 프로테스탄트와 청교도가 등장했던 것이다. 로크 자신도 청교도이자 전문직 출신이었는데, 이런 정치 경제적 배경이 사유재산에 대한 무한한 옹호와 자유·법치주의를 주창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로크의 시민정부론은 이렇게 변화무쌍했던 당시 영국의 정치·사회 전반에 대해서 고민하고 숙고한 결과물이다. 로크는 시민정부론을 쓰면서 사회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설명하였고, 정부의 역할과 통치권자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꼼꼼히 지적했다. 권력이 누구로부터 나오고 또 어떻게 유지되는지가, 정치 철학자 로크가 늘 관심을 기울인 주제였다.

시민정부론은 ‘시민정부의 참된 기원, 범위 및 목적에 관한 시론’이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권과 사회계약을 언급하면서 시민정부에 대한 구상을 핵심주제로 삼고 있다. 로크는 자연권 가운데 재산권에 관심을 보였다. 인류 공동의 자연물에 노동을 투여하면 개인의 소유로 귀속된다는 로크의 재산권 이론은 근대 자본주의에 기초를 놓았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개인 간의 자유로운 계약에 의해 인민의 권리를 통치자에게 일부 양도하게 된다. 이 사회계약은 제한적인 것으로, 부당한 권력에 대해서는 저항권 행사를 할 수 있다고 로크는 주장했다. 로크의 주장에 따르면 공동체 보존 체계가 잘 조직된 국가에는 최고의 단일권력, 곧 입법권이 있는데, 거기에 다른 모든 권력이 종속되어 있고 또 종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입법권은 인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 행사하도록 신탁된 권력이므로 대표자가 인민의 뜻과 다르게 작동될 때 인민은 입법부를 폐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인민의 저항으로 수립된 새로운 정부는 말 그대로 시민정부다. 이러한 로크의 주장은 미국 독립선언서에 반영되었다.

홉스만 하더라도 인간은 악하므로 사회의 평화를 위해서는 방해받지 않는 강력한 권력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설명했지만, 로크는 그러한 사고에서 탈피하였다. 로크의 사상에서 본다면 본디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로, 자연상태의 인간들이 “공동의 선을 위한 공동체”로 시작한 것이 사회이다. 바로 이 점에서 홉스와 로크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인다.

동시에,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달리 로크의 권력체는 언제든지 시민에 의해 위임된 권력을 반환해야 하는 존재가 된다. 이러한 점은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하여 명예 혁명 등의 사상적 기틀을 제공하였다. 홉스만 하더라도 “리바이어던” 권력(왕이든 의회든)의 정당성을 준 것이 국민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양도”된 권력은 특별한 경우에 의해 교체되는 것 외에는 빼앗아 올 수 없다고 주장한 것과 대조된다. 이는 후대의 계몽주의 학자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미국 헌법의 기초가 되며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면서 시민 혁명 시대를 이끈 개념이 되었다.

또한 나눌 수 없는 강력한 권력이 필요하다는 홉스와 달리, 로크는 권력은 나눌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로크는 입법과 행정의 분리를 주장(이권분립론)하였으며, 이는 몽테스키외에 의해 삼권분립 이론으로 확립되게 된다.

“통치의 목적은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는데 있다”는 그의 말은 지금 한국사회에서도 명심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의 위임을 받은 권력이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봉사하지 않을 때 국민은 저항권 행사를 통해 위임한 권력을 되찾는 것은 정당하다는 말이다. 최근의 촛불집회를 통해 새삼 가슴에 와닿는 명언이기도 하다.

<김민경 · 사회복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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