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화엄사에는 매년 3월이면 불이 난 것 같아요. 각황전 뜰의 홍매화가 개화하기 때문이지요. 개화 시기는 매년 조금씩 달라지지만 작년에는 3월25일에서 27일정도 절정을 이뤘습니다.
광양의 산수유 축제보다는 조금 늦은 시기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주변의 산수유와는 또 다른 경이로운 멋을 더해주는 것 같아요. 각황전은 국내 최대 목조건물이며, 이 홍매화는 계파선사가 건립을 기념하여 심은 지 300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홍매라는 이름보다는 흑매라고 많이 불리우기도 합니다. 너무 붉다 못해 검게 보일 때가 있기도 해서 그렇답니다.
홍매화는 추운 겨울을 꿋꿋이 버티며 고난을 이겨내는 소나무, 대나무 그리고 매화나무를 세한삼우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또한 사군자라고 하여 난초, 국화, 대나무, 매화를 아주 귀한 식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매화는 세한삼우이자 사군자로써 곧은 절개를 뜻하는 꽃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매화의 깊고도 진득한 향기 및 깨끗하고 은은하며 고풍스러운 꽃으로 인해 화가나 선비들의 시, 글, 그림에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추운 날씨의 고통속에서도 죽지않고 버티며 살아남아 꽃을 피워서 봄소식을 먼저 가져오는 꽃으로 인기도 많습니다.
이처럼 지조와 절개 충성심을 상징하는 나무인 매화나무는 설원 속에 파묻혀서도 꽃을 피우기 때문에 문인들이 시나 그림으로 그리는것을 아주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매화의 꽃말은 참을성, 품위, 깨끗한 마음 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