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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의료사 집필과 의료박물관 건립을 제안하며

기사전송 2016-11-27, 21: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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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경영상의학과의원
원장
대세는 문화 관광 콘텐츠이다. 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여가시간 증대와 삶의 질 향상 추구 등 가치관 변화로 국내관광 수요는 증가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인터넷, 모바일로 풍부한 정보를 가진 관광객은 구매력이 없는 밋밋한 관광 상품에는 결코 눈길을 주지 않는다. 관광객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문화 관광 콘텐츠의 개발 없이 대박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많은 지방자체단체에서 기존 관광 자원에 만족하지 않고, 문화 콘텐츠를 접목시켜 새로운 자원을 창출하는데 힘을 쏟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대구시가 지닌 관광 자원이 타 지역에 비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구의 근대 골목 투어, 김광석 거리는 대단히 성공한 대표적 예로 손꼽을 수 있겠다. 이에 비견할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적인 자원이 대구시에 있다. 높은 의료 수준과 오래된 의료 역사, 지역 명소를 결합하는 의료 관광이다.

대구시는 2009년 ‘메디시티’를 선언하였다. 대구를 글로벌 헬스케어 허브로 육성시켜 대구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대구 발전 계획의 일환이다. 대구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한 의료인력, 풍부한 의료시설 등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대구가 ‘메디시티’를 내세우고 의료 도시임을 자랑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대구시가 여러 산업 분야 중에서 하필 의료를 지정하여 ‘메디시티’를 내세운 이유는, 경상감영에서 ‘동의보감’이 두 차례나 간행되고 조선후기 최대의 한약재 시장인 약령시가 서는 등 의학의 전통이 면면히 내려오는 도시이며, 100여 년의 근대 의학(서양의학)의 역사를 지난 도시이기 때문이다.

근대식 병원의 태동이 부산, 인천, 원산 등 개항지보다 다소 늦지만, 의학전문학교(1923년 대구의학 강습소)가 개항지보다 먼저 서울, 평양과 함께 대구에 들어선 이유는 일찍부터 지역민들이 의학과 의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뛰어난 인재들을 의학계통으로 진출시키려는 의식이 성숙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1898년 제일교회 구내에서 제중원이 발족되고, 1907년 동인의원과 1910년 관립대구자혜의원이 설립되면서 대구 지역의 의료는 근대의학으로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이렇게 시작된 대구의 근대 의학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등의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다. 제중원을 출발점으로 본다면 대구의 근대의료의 역사는 이미 120년을 헤아리게 된다. 한마디로 풍부한 문화 관광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위를 돌아보면 내세울 만한 것이 변변치 않다. 대구시는 의료의 도시, ‘메디시티’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는 남들이 수긍할만한 그 무엇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대구시의 유구한 의료 역사를 정리하여 기록물로 남겨야 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 각 현마다 지역의 향토사와 더불어 의료사가 기록되어 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구시 의료사가 완성되면 이에 근거하여 유물, 유적을 망라한 의료박물관이나 테마파크를 만들어 기존의 근대 골목 투어 등과 연계한다면, 대구시를 아우르는 멋진 문화 관광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위키 백과에는 역사를 인간이 거쳐 온 모습이나 인간이 행위로 일어난 사실을 말하는 단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역사는 학자들이 말하는 만큼 어려운 것도 아니고 케케묵은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들이 태어난 시대를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그것을 아는 것은 자체로도 재미있는 일이나,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을 앎으로써 지금 현재를 열심히 살려고 하는 우리에게도 삶에 대한 힌트를 주게 된다. 질병과 싸워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의 역사는 치열하게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많은 교훈을 줄 것인가! 거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얻을 수 있으니 문자 그대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대구시의 의료사 집필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긴 과정이다. 이에 관한 논의가 여러번 대구광역시 의사회를 중심으로 있었으나 그 작업이 지난하여 계속 미루어져 왔다. 2013년 대구시광역시 의사회에서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의사회 임원, 각 대학병원의 대표, 역사에 관심 있는 의사회원, 향토 사학자, 작가, 기자 등으로 의료사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여 대구시 의료사 집필을 시도하였으나 소요되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에 결국 사업자체가 보류되고 말았다. 또한 의료 박물관이나 테마 파크 건립은 단순히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특색을 잘 살리고 거기에 풍부한 내용을 더해야 하니, 기획과정부터 많은 재원과 노력이 필요할 것은 자명하다. 세상에 힘들이지 않고 그냥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는 법이다. 대구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이 있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풍부한 문화 관광 콘텐츠를 갖춰 관광객이 넘쳐나는 ‘메디시티’ 대구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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