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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새 정부의 출범을 바라보며

기사전송 2017-05-28, 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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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대경영상의학과의원 원장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가치를 선택했고 이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마음가짐도 새롭다.

의료계의 관점에서 돌아본다면 지난 4년은 형극의 험로였다.

박근혜 정부는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경시하고 경제논리에 중점을 둔 의료영리화 정책을 강행해 이를 반대하는 의료계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의료계를 보건의료 정책의 파트너로 존중하기보다 규제와 처벌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부의 태도에, 정부 출범 1년 만에 대다수의 의사들이 등을 돌렸다.

눈만 뜨면 새로운 의료악법이 생겨난다는 한탄과 자조 속에서 실의에 빠져 시름하던 의료계도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 온 의료영리화 정책, 무분별한 규제완화 정책,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의 전면 재검토를 내세운 새 정부에 대해 의료계의 기대감은 크다.

대선 직전, 전국에서 의사 1300명이 문재인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었던 것도 의료계의 기대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살펴보면 의료계의 지향점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보건의료 공약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료영리화 저지 및 의료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공약도 100% 현실화 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지난 정권에서 의료계를 불신하고 매도해 대척점에 섰던 여러 정부 조직의 구성원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건재하고 있기에 정부를 향한 감시와 압박의 필요성은 아직도 유효하다.

돌이켜 보면 정부와 의료계의 불신의 벽이 높아진 계기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가 아닌가 싶다.

의료계는 설마 했던 의약분업 시행과정에서 정부의 일방적 강행에 절망하고 대 정부 투쟁에 나섰고, 정부는 의료계의 공격을 받으면서 의료계를 동반자가 아닌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취급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 바탕은 ‘신뢰’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사회의 발전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은 고래로부터의 역사를 들춰보거나 수많은 석학들의 저서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상식에 속한다.

굵직한 사건만 발생하면 규제, 처벌 중심의 의료법 개정안을 개선책인양 발의하여 의료계를 옥죄려는 정부와, 정부에서 포괄 수가제를 이야기하면 총액수가제 혹은 민간 의료보험 시스템의 도입을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경제특구에 외국병원을 유치하면 영리병원을 향한 단계적 조치가 아닌가 걱정하는 식의 의료계의 불신이 맞물려 의료 환경의 왜곡은 끝 모르고 심화돼 왔다.

이런 상호 불신 속에서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입법하고 추진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렇다면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이 불신의 악순환을 차단하고 상호 신뢰의 선순환의 고리를 돌려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 관련 직역간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 해결 과제임을 인지하고 쉽게 합의가 가능하고 실천에 무리가 없는 정책 위주로 한발씩 내딛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급속도의 고령화 사회 진행과 사회 발전에 따른 의료 욕구의 폭증으로, 체계적인 장기적 보건의료정책 수립을 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

보건의료정책의 특성상, 한 번 잘 못 시행된 제도는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고 많은 사회적 낭비가 동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은 끝나야 한다.

이제 새 정부가 막 출범하였다.

우리 헌정 사상 최초의 내홍을 겪은 직후라서 사회 각 분야에 손보고 수리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겠고 시급하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의료 환경의 왜곡은 도를 넘었다.

새 정부의 보건의료공약의 이행 의지가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공약보다 더 시급하고 우선해야 할 것은 정부와 의료계가 상호 신뢰를 쌓아가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책파트너로서 긴밀히 협의하는 것이다.

부디 지난 정권의 실패를 거울삼아 보건의료발전의 백년대계의 토대를 튼튼히 구축해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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