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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시대에 역행하는 인권위원회

기사전송 2017-07-16, 20: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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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이준엽이비인후과 원장
최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국민인권위원회에서 ‘보건소장 임용 시 보건관련 전문인력에 비해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직종을 우대하는 차별행위로 판단된다’ 며 지역보건법 시행령(제13조 제1항) 개정을 복지부에 권고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권고는 2006년에도 한차례 있었으며 복지부는 그 당시 인권위원회 권고안에 불수용 입장을 보였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청와대의 인권위원회 권고 수용률을 기관장 평가 항목에 도입한다는 발표 이후 적극 검토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번 권고는 올해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관계자, 일부 지자체 보건소 직원들이 ‘의사보건소장 우선임용은 차별행위라는 요지’ 의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되었다.

5월 17일 차별시정위원회는 권고안을 내며 ‘보건소의 업무가 국민건강증진, 보건교육, 구강건강 및 영양개선사업, 전염병의 예방·관리 및 진료, 공중위생 및 식품위생 등 의학뿐만 아니라 보건학 등 다른 분야와 관련된 전문지식도 필요하다’ 고 해설하면서 ‘각 보건소에는 보건소장을 제외한 의사를 수명 두도록 해 이로 인해 의료업무 수행이 가능하니 의사면허를 가진 자를 보건소장으로 우선 임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행위’ 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당연하게도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유행 시 예방, 관리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보건의료 업무 전반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갖춘 전문가로서 의사가 보건소장의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는 입장을 견지하며 권고안을 참고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은 5월25일 브리핑을 통해 ‘국가 인권 경시등을 바로 잡고, 기본적 인권 확인 및 실현이 관철되는 국정운영’ 을 언급하며 인권위의 권고안을 정부부처가 가능한 한 수용할 것을 지시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복지부는 입장을 바로 선회해 보건소장 의사 우선 채용 법 개정 권고를 수용 곤란에서 적극 검토로 전환하였다.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을 철폐하라는 국민인권위원회의 권고는 지역사회 공중보건을 책임지는 보건소의 주요 업무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결정이다.

보건소는 전염병 및 질병의 예방 및 관리, 지역보건의 기획 및 평가, 보건교육, 식품등 여러 위생관리, 정신, 노인 및 모자 보건 등의 여러 공중보건사업을 담당하여 국민보건의 향상을 담당하는 곳이며 특히 지난번 메르스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재난사태 발생시 보건소의 역할은 이루 말할 것 없이 중요하다.

이런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소의 수장을 선출하는데 있어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비전문가인 국민인권위원회가 관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특히나 특정직역 승진 부여나 국민의 평등권 차원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국민 평등권을 고려한다는 미명하에 보건소장에 비전문가를 선출하였을 경우 업무미숙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온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 보건복지부장관이었던 보건의료 비전문가의 미흡한 대처 때문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던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건의료부분에 비전문가 임명은 많은 문제를 초래할수 있다.

복지부가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 규정을 만든 것은 보건소가 수행하고 있는 보건의료 업무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도를 갖춘 사람이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기초가 된 것으로 이는 국민의 평등권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고 의사를 보건소장으로 임명하도록 한 것은 공중보건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지 직능 이기주의가 아니다.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 질을 향상시키고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를 관리 및 감독할 수장이 필요하며 수장에게는 감염병 역학과 예방의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질병에 대한 기본적인 의학지식이 요구된다. 이의 적임자는 의사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현 지역보건법에 명시된 보건소장 임용 시 의사 우선 채용 조항에도 불구하고 전국 보건소 장의 절반 미만이 비의사이어서 의사채용을 더욱 장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민인권위원회에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권고안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지역보건법에 의사 우선채용 조항이 명시돼 지자체장들이 보건소장 임용 시 의사의 필요성에 대해 한번 더 고려하는데 이 조항마저 개정되면 지자체장들이 마음이 드는 행정직을 승진시키는 사례가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국민보건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메르스가 창궐한 경기도에서 메르스 사태후 앞 다퉈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임용하듯이 메르스 사태를 직격탄으로 맞이한 후 추후 신종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하여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뽑으려는 일선 지자체의 변화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공중보건에 가장 전문가인 의사가 보건소장에 임명되어야 만이 국민 건강권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재난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보건의료에 무능한 수장으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이다. 보건의료계 수장에 비전문가를 계속 임명하다가는 영화 속 재앙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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