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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메디시티 대구 해외나눔의료봉사단

기사전송 2017-07-30, 21: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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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대경영상의학과의원 원장
우리나라는 최근 많은 해외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의 농촌, 도서, 산간 벽지 등으로의 접근성과 의료 수준이 개선되어 국내에서의 봉사 활동의 의미가 퇴색되고 우리나라의 위상이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격상되면서 적극적으로 해외원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시티’를 표방하고 있는 대구시의 해외 의료봉사활동 또한 활발하다. 대구지역 5개 의료단체로 구성된 ‘메디시티 대구 해외나눔의료봉사단’의 의료봉사활동이 지난 7월 17일부터 7월 19일까지 3일간 키르키스스탄 오쉬와 카라슈 지역에서 펼쳐졌다. ‘메디시티 대구’의 브랜드를 지구촌 곳곳에 알리고자 사단법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주관하여 2014년부터 대구시의 보건의료 5개 단체(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가 합동으로 의료봉사활동에 나서 국내외의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60여명의 대규모 인원이 많은 의료 기기와 약품, 소모품을 챙겨 언어와 풍습, 기후가 판이하게 다른 중앙아시아로 떠나는 여정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키르키스스탄으로의 직항편이 없어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7시간 비행 후 환승하여 키르키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 도착하고, 다시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여 오쉬와 카라슈까지 이르는 길은 멀기만 했다. 그 긴 여정을 왕복하며 해외 의료봉사를 통해 느낀 감상을 정리해 보았다.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봉사활동의 가장 중요한 기본사항은 봉사단원의 구성이 아닐까 싶다. 이번 여정은 동선이 길고 복잡한데다가 비행편의 연착과 수하물 도착의 지연, 세관 통과의 난항 등 돌발 악재로 결코 쉽지 않은 일정이었으나, 의대생부터 정년 퇴임한 고령의 단원까지 50년의 터울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노력해 성공적인 결과를 맺을 수 있었다.

한명이라도 더 진료하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자 하는 단원들의 헌신적인 열정은 비록 자화자찬에 지나지 않을 지라도 참으로 보기 좋았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면서, 막상 부딪히면 부족하고 아쉬운 점은 현지의 유력 인맥의 확보이다. 해외 의료봉사를 준비하고 현지에서 진행함에 있어서 현지의 유력 인사나 교민단체, 혹은 전문가 단체(KOICA 등)와의 교류 및 정보 공유는 필수사항이다.

출발 전 아무리 완벽히 준비를 하더라도 현지에서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발생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 이때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지의 인적 네트워크를 미리 구축하고 있다면 실패의 확률이 줄어들며 여러 측면에서 의료봉사의 질을 높일 수 있어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이번 키르키스스탄 의료봉사의 경우에도 수많은 돌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성공리에 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현지 유력 인사의 조력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후진국일수록 법과 원칙보다 인맥을 통한 문제 해결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므로 현지의 유력 인사를 아우르는 인맥 구축과 유지는 필수불가결의 요소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 기간 내내 머릿속에 맴도는 것은, 보다 효율적인 봉사활동은 방법론에 대한 생각이었다. 많은 예산과 대규모의 고급 인력을 투입하여, 몇 일간 이루어지는 단발성 의료봉사가 과연 수혜자 입장에서도 정말 도움이 되었는가 하는 회의와 비판의 시각이 없지 않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 의료봉사는 최종적으로 현지의 의료능력을 강화하여 의료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즉, 현지 지역사회의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고 현지인의 실생활에 계속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대구시 의사회가 네팔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후 진료소를 지어주고 진료 의사가 근무할 수 있도록 경비를 지원하며 매년 의료봉사단이 방문하여 지속적인 관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가 되겠다. 그렇지만 단기간 의료봉사라 하더라도 작게는 현지인에게 선진 의료를 맛보게 하여 대구시의 존재감을 인지시키고, 크게는 현지 당국의 인식을 변화시켜 우리나라에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민간 외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현지 역학과 배경을 더욱 자세히 파악해 향후 다른 단체의 의료봉사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종국에는 지속적인 원조를 위한 기반 마련과 당국의 협조를 가능케 할 수 있다. 모든 일이 한술에 배부를 수 없겠으나 단기간의 해외 의료봉사도 축적되면 수많은 빗방울이 바위를 뚫듯, 거대한 흐름 속에선 분명 일정 부분 역할을 한다고 보아야겠다.

가끔씩 의사가 된 것이 행복할 때가 있다. 의료는 원래 ‘선’한 것이고 의사의 업은 그 ‘선’을 베풀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속상할 때도 많지만 도시의 그늘과 산간 벽지 등 의료의 사각지대에서, 또 머나먼 해외에서 아픈 이들을 돌보고 그들의 미소를 지켜볼 수 있는 특권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두 번 비행기를 갈아타고 꼬박 하루를 이동해야 하는 중앙아시아의 이름도 생소한 곳으로의 힘든 여정과 40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빡빡한 일정을 견뎌내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 봉사단을 반갑게 맞이해주고 성원해준 키르키스스탄 오쉬 시민 여러분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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