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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참외배꼽에 대한 오해

기사전송 2017-11-20, 22: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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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둥 (마크원외과 원장)



의학적으로 배꼽은 출생 후 탯줄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다. 임신 기간 중 모체의 산소와 영양분은 태반에서 탯줄의 정맥을 통해 태아에게 공급되어 심장을 지나고 태아순환을 거쳐 동맥을 통해 다시 태반으로 배설된다. 따라서 배꼽은 의학적인 발생 이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머니가 자신의 뱃속에서부터 자식을 키워낸 소중한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산 후에 그 기능을 다한 탯줄이 자연스럽게 탈락되면서 발생하는 인간 생후 최초이자 공통적인 흉터가 바로 배꼽이다.

약한 면역력으로 인해 감염에 매우 취약한 신생아 시기에는 탯줄이 떨어져 나간 배꼽 상처 부위에 2차적인 세균감염이 되지 않게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인지 사람들에게 배꼽에 대한 선입견이 생긴 듯하다. 배꼽은 왠만하면 손도 대면 안된다는 인식이 많은 것이다. 물론 감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위이긴 하지만 그런 인식이 성장 이후에 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사람들이 간과하게 된 질환이 있다. 바로 배꼽탈장이다.

흔히들 ‘참외배꼽’이라고 하면 배꼽의 아래위 일부 혹은 전체가 볼록하게 튀어 나와 보이는 상태를 일컫는 ‘모양’에 대한 표현이지만, 신생아 때에 탯줄이 떨어져나간 후 피부 흉터가 조금 길게 남은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작은 배꼽탈장 상태라고 보면 된다.

신생아의 탯줄이 떨어져 나간 후 배꼽아래의 근육막이 복부 장기를 완전히 막아줄 정도로 닫히지 않아서 배안의 장기들이 피부 아래쪽까지 밀고 올라오는 현상을 선천성 배꼽탈장이라고 한다. 다행히 선천성 배꼽탈장 중 90%이상은 2세에서 4세 사이에 근육막의 틈새가 막히면서 자연적으로 해결이 된다.

다만 그 이후에도 크기와 관계없이 참외배꼽 모양이 유지된다면 탈장상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적극적인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실제로 필자가 만나는 많은 성인 배꼽탈장 환자들은 어릴 때부터 참외배꼽이었는데 성장하면서 튀어나온 크기가 더 커지지도 않고 생활에 불편한 게 없어 그냥 지내오다가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남성의 경우 운동과 복부비만 등으로 인해 그 크기가 갑자기 커져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배꼽에 외관상의 문제가 전혀 없었지만 온전히 후천적으로 탈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전체 인구의 약 50%는 장기가 튀어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배꼽 아래 근육막에 미세한 틈새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복압이 올라가는 후천적인 요인에 더 쉽게 탈장이 발생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한번 탈장이 발생하면 이를 치료할 유일한 방법은 탈장구멍을 단단하게 막아주는 것이다. 그런데 구멍이 크면 클수록 수술 범위도 넓어지고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 탈장 구멍의 직경이 1cm 미만인 경우는 경험 많은 전문의에게 수술 받을 경우 배꼽 지름 내부의 작은 피부절개만으로도 근육막의 구멍을 단단하게 봉합하는 간단한 수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직경 1~2cm 사이는 선택적으로, 2cm 이상에서는 필수적으로 인공막 등의 추가적인 보강을 시행해 줘야만 재발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절개해서 수술하면 인공막을 넣기 위해 절개부위가 배꼽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용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물론 복강경으로 인공막을 탈장구멍에 덧대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수술 후 미용적인 측면에서 보다 양호한 결과를 보이지만 어쨌든 재발율은 구멍 크기가 클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수술 후에 주의해야할 거리들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수해야만 한다.

혹시 본인의 배꼽 모양이 남들에 비해서 볼록하거나 지나치게 완만하게 오목한 모양이라면 한번쯤은 배꼽탈장을 의심해보고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길 권유한다. 경험 있는 의사라면 초음파 등 비교적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배꼽 아래 근육층의 균열 여부와 크기를 판단 할 수 있다. 그리고 진단 후에 가능하면 빨리 치료할수록 비교적 더 간단하게, 더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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