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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의료의 연료탱크를 건드리지 말지어다!

기사전송 2017-12-17, 21: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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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이상호
경대연합외과의원 원장
대구시의사회 보험이사
통계만으로 의료인들 규제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야
현재 의료는 저비용·고효율
의사들 고혈 짜내 만들어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 들어야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전투기를 가볍게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표면에 얇은 철판을 사용할 부위를 조사하기 위하여 전투에서 귀환한 모든 전투기의 탄환 흔적을 조사하였다. 통계적으로 가장 총을 적게 맞은 부위는 바로 연료탱크 부위였다. 연료탱크에 총을 맞은 전투기는 생환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결론이 나왔다는 것은 일반인들도 다 알 수 있다.

하지만 의료의 경우 무수히 많은 통계에는 아주 많은 오류들이 있다. 일반 국민들은 이 오류를 알 수가 없고 특히 의도적으로 전문가들(일부 사회주의 의료정책학자나 공무원)에게 의해서 왜곡된 오류는 의사들조차도 속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두 명의 외과의사가 있다고 할 때 한 명은 수술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안전한 경우만 수술을 시행하고 합병증 발병이나 사망의 위험이 높은 경우 수술을 포기하라고 권하고 또 한명의 의사는 가능성이 희박하고 합병증 발병이 높은 수술이라 할지라도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수술 하자고 하는 의사가 있으면 이 두 명중에 합병증 발생률은 당연히 후자가 높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후자의 의사가 실력이 부족한 것인가?

현재 정부에서 하고자 하는 비용효과적인 잣대로 의료를 재단하여 합병증 발생률에 따라 차등 수가 지급 및 페널티를 준다면 누가 위험한 수술을 할 수 있겠는가? 의료라는 것은 너무나도 다양한 상황에서 환자마다 다르게 적용되어질 수밖에 없는 복잡한 것인데 이를 현장에 있지도 않은 사람들이 그들만의 통계를 이용하여 의료인들을 규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현재의 대한민국 의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저비용 고효율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결국 필수의료(국가책임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의 고혈을 짜서 만들어 낸 시스템이다.

이제 더 이상 이들의 고혈을 짜내면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과를 지원하지 않는다. 올해만 해도 지역의 상급종합병원 외과전공의 지원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언제까지 히포크라테스정신으로 무장된 의사들을 바라보며 살 수 있을까? 국민들과 정치인들에게 포퓰리즘식 의료정책의 환상을 심어주는 자들이 연구비를 따내고 복지부 장관자리나 공단 심평원등의 높은 자리에 앉아서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자존심과 생존권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가?

이제 국민들도 똑똑해 져야 한다. 엉터리 통계를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소위 문케어 중에 우리나라의 의료비 본인 부담률이 OECD 평균의 2배 정도 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말은 맞지만 사실이 왜곡되었다. 본인 부담률은 2배이지만 다른 나라보다 의료서비스를 2배 더 이용하면서 다른 나라의 의료비의 64% 밖에 지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야기 하지 않았다. 또한 정부의 지원률이 거의 꼴찌에 가까우면서 이를 의료계에다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한 나라의 의료 수준은 그 나라의 평균 기대 수명이 얼마냐를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정부와 의료정책 입안자들이여 제발 현장의 의료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황금알을 낮는 거위의 배를 진정 가르고 싶은것인가?

결국 의료라는 대한민국 전투기의 연료 탱크를 유리로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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