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5공단 조성 수출 500억 달러 인구 50만 시대 연다
국가 5공단 조성 수출 500억 달러 인구 50만 시대 연다
  • 최규열
  • 승인 2013.07.2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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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가> 남유진 구미시장

22회 행시 통해 공직에 입문

대통령 비서실 등 요직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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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진 시장은 “구미는 작년 불산 누출사고의 아픔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이환위리(以患爲利)의 지혜로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른 아침 구미시청 시장실. 둥글고 검은 안경테의 남유진 시장이 직원들과 함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남 시장이 직접 직원들의 생일을 챙기는 날이다. 시장이 직접 직원의 생일을 챙긴다니…처음에는 직원들도 의아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의심은 사라지고 오히려 기다리는 직원들까지 생겼다. 들어가기 꺼려하던 시장실에서 덕담도 나누고 같이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나눈다.

남 시장은 때로는 ‘나와 같이 영화볼 사람! 선착순 몇 명’이라는 번개팅 제안 글을 내부게시판에 올리기도 한다. 구미시민 평균 연령이 34세란 점을 비춰볼때 누가 봐도 젊은 구미시에 제격인 신세대 수장이 아닌가 싶다. 이런 모습과는 정반대로 업무에 있어서 남 시장은 철저하고 냉정한, 천상 공직자이다. 남 시장은 취임 초부터 ‘공무원이 힘들면 시민이 편하다’는 신조로 시민의 만족을 최우선에 두며 시정을 펼쳐왔다. 사소한 실수와 허점이 결국은 구미시 전체의 이미지를 흐려놓을 수 있다며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강조하면서 시민 중심의 행정을 펼칠 것을 계속 주문하기도 했다.

◇독서로 동질감 조성= 요즘 구미는 인문학의 향기가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인 남 시장의 영향 덕인지, 많은 시민이 ‘올해의 책’ 한 권을 돌려가며 읽고 인문고전 독서회, 청소년 철학교실 등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세대와 시대를 넘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인문학 도시로서의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산업도시에 어울리지 않게 어떻게 이런 시책이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 시장의 대답을 듣자 이내 풀려진다. 딱딱한 산업도시 이미지를 바꾸려는 남 시장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구미는 누가 봐도, 누구에게 물어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업도시이다. 그렇다보니 일거리를 찾아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온다. 지난 3년 동안만 2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구미로 왔고. 현재 10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있다. 인구도 매년 증가해 42만 명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인구 50만 시대는 시간문제다. 물론 이런 다양성이 밑거름이 되어 344억 불 수출실적, 대한민국 전체 80%에 해당하는 무역수지 흑자규모 달성,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5만4천 불로 전국 자치단체최고의 결실을 내기도 했다.

남 시장은 “구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성을 가진 구미시민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책이었다. 한 권의 책이지만 많은 사람이 읽고 그 책 속에 담긴 의미를 함께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으로 하나 되는 구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참 신선한 발상이다. 이런 발상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남 시장만의 남다른 이력 덕분인 것 같다.

남 시장은 수필로 문단에 등단까지 한 문인(文人)이다. 공무원 시절에는 전국공무원문예대전 저술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또 미국 유학시절의 경험으로 ‘미국정치와 행정’과 ‘미국지방자치의 이해’ 등 미국정치에 대한 깊이 있는 식견으로 저서를 내기도 했다. 올해에는 금오공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니 젊은이 못지않은 그 열정과 에너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결국 이렇게 남 시장이 오랜 기간 인문학을 통해 쌓아온 지식과 철학적 깊이가 구미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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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진 시장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인맥, 능력, 열정의 삼박자= 남 시장은 제22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총무처 내무부 행자부 대통령비서실 등 국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대 동문들과의 폭 넓은 인적 네트워크도 그의 광폭 행보에 기여하면서 민선 4기에 이어 5기까지 구미시민의 선택을 받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이다.

올해 구미시엔 뜻밖의 좋은 소식이 이어졌다. 30년 전 새마을운동중앙본부 창립 당시 남 시장이 새마을운동의 방향 정립 등 민간주도에 의한 새마을운동 기틀을 마련하는데 힘을 보탬 인연으로 새마을운동 원로 7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이런 공로로 ‘새마을 휘장’까지 수상했다. 지난달 19일은 남 시장이 2년 전부터 역설해온 바 있는 새마을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가 이뤄지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이미 30년 전부터 ‘새마을운동 종주도시’를 자처하는 구미시 수장으로서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얼마 전에는 세계 최초로 무선충전 전기버스가 일반도로에서 달리는 모습을 구미에서 볼 수 있었다. 이는 여타의 사업들처럼 국비 보조사업으로 추진된 것이 아니었다. 남 시장이 2009년 카이스트의 개발단계에서부터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에 실용화가 가시화되자 서남표 총장을 직접 찾아가 꼭 구미시가 시범도시로 돼야 한다며 졸라 우선권을 쥐고 있던 최대의 경쟁자인 대전시를 제치고 올해 1월, 구미가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무선충전 전기버스는 내달 6일 공식 개통행사를 앞두고 있다.

남 시장은 산업도시 기반에 정주여건이 잘 갖춰진 도시, 구미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 전국 최초 탄소제로도시 선언, 전국 10대 자전거 거점도시 육성 등의 시책을 펼쳐 도시 곳곳이 회색빛에서 푸르른 초록빛으로 변하고 있다.

20년을 내다본 장기 계획도 진행 중에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새롭게 탄생한 낙동강 수변을 멋진 워터프론트로 개발해 세계적인 수변관광도시로 성장시킬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구미하면 작년 불산 누출사고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사고를 수습하느라 동분서주하던 남 시장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남 시장은 시민과 직접 소통하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약속이 아닌, 진심이 담긴 약속으로 시민 한 명 한 명을 설득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이었을까. 사고발생 2개월 만에 모든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됐다.

최근에는 무을면 웅곡리 한 어르신의 실종 소식을 듣자마자 ‘단 한 명의 시민의 생명도 소중하다’며 시청직원, 경찰, 군부대 등 1천600여 명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치도록 직접 현장에 나와 진두지휘를 했다.

결국 실종자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시민 한 사람의 생명도 안전하고 소중하게 지켜주고자 노력하는 남 시장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수출경제 선도= 2008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구미를 방문했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에서 지식경제부 업무보고를 위해 방문한 이 대통령에게 남 시장은 “구미에 큰 선물 하나를 달라”고 부탁했다.

국가5공단 300만 평 조성을 건의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수요가 있으면 조성해야지’라며 당시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에게 검토 지시를 내렸다.

이후 5공단 조성은 일사천리로 추진됐고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그 날 남 시장의 번뜩이는 재치가 5공단이라는, 장차 구미 미래 먹거리를 담아낼 큰 그릇을 만들어 준 것이다.

지난 40년간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수출경제를 이끌어 왔다. 때문에 남시장은 취임 후부터 지속적으로 구미가 ‘기업하기좋은 도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해 왔다.

그건 바로 ‘경제영토 확장’과 ‘산업구조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7년 간 5공단, 확장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총 16.5㎢(500만 평)규모의 경제영토 확장을 추진했고 결과적으로 구미공단 40년 성과에 비견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렇게 구미공단 역사에 유래 없는 큰 그릇을 단기간에 마련하면서 동시에 여기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도 고민해왔다고 한다.

도레이첨단소재의 탄소소재 1조 6천억 원 투자, 삼성메디슨의 의료기기 구미 이전, 머스코풍산 및 엘링크링거 등 부품소재기업의 전용공단 입주, STX솔라 태양광 발전, 삼성카메라 광학산업 구미 이주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투자유치 성과들이 있었다. 이런 노력을 통해 구미는 IT·디스플레이산업 중심에서 탄소소재. 전자의료기기, 부품소재, 신재생에너지, 광학 등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며 강력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했다.

10조 원 투자유치 성공, 10만 명 근로자 시대 개막, 42만의 시민과 함께 하는 ‘남유진 호’는 현재 순항 중이다.

◇박정희대통령과 새마을운동= 남 시장은 “구미의 경제적인 구심점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라면 정신적인 구심점은 바로 ‘박정희대통령’과 그의 사상과 업적이 압축된 ‘새마을운동’”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이 되고 올해 초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이 개관하면서 생가를 찾는 관람객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매일 수천 명의 관람객이 두 분의 대통령을 배출한 구미를 앞 다퉈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생가주변 공원화사업’과 ‘대한민국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 완성되면 무려 10만 평 규모의 박정희 대통령 테마파크가 조성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유명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전도시, 환경도시= 남유진 시장은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시민의 진정한 행복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5월 24일에는 이런 생각을 담아 의미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공단운동장에서 구미시민 1만2천여 명이 참여하는 ‘구미시 범시민 안전실천 결의대회 및 선포식’을 개최한 것이다. 이날 내리쬐는 땡볕 속에서도 남 시장은 시민과 함께 구미를 우리나라의 대표 ‘안전도시, 환경도시’로 만들어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시대’에 앞장서겠다는 힘찬 결의를 다졌다.

남 시장은 “구미는 작년 불산 누출사고의 아픔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이환위리(以患爲利)의 지혜로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고 있다. ‘구미공단 제2도약’과 ‘구미 르네상스 시대’를 향해 42만 시민과 함께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다짐도 더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국가5공단 조성, 수출 500억 불 달성, 인구 50만명시대’라는 목표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다.

구미=최규열기자 choi6699@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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