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공감할 포교활동 힘쓰겠다
젊은 세대 공감할 포교활동 힘쓰겠다
  • 남승렬
  • 승인 2014.12.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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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9교구 손창수 신도회장
각 말사와 소통 강화…결속력 다질 것
매월 셋째주 동화사서 주말 법회 개최
명사 강연·등반행사로 대중과 거리 좁혀
장학재단 설립 등 복지사업 지속 강화
동화사는 시민의 공간…입장료 폐지 강조
더 많은 사람들 오게끔 대구시 결단 필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삶의 지표로 삼아
지역사회 화합 이끄는 자양분 되고 싶어
와이드인터뷰22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신도회 손창수 신임회장이 “대구지역 신도 조직의 화합과 활성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신도들을 중심으로 생활 불교와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 불교, 재미있는 불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불교, 특히 인간관계를 연결해 줄 수 있는 불교를 실현 시켜 대구지역 신도 조직의 화합과 활성화를 이뤄내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신도회 신임 손창수 회장(53·손한의원 대표)의 불심(佛心)은 ‘화합’을 향했다.

그는 최근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 통일대불전에서 열린 조계종 제9교구 신도회장 및 임원진 취임법회를 통해, 전임 류병선 회장에 이어 제9교구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조계종 제9교구 신도회는 팔공총림 동화사 이하 140여개 말사의 신도회가 모인 조직이다. 국내에는 25개의 교구가 있으며, 동화사는 제9교구의 본사다. 손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2016년 12월 318일까지 제9교구 신도회를 이끌며 흩어진 대구지역 불교 신도들을 하나로 엮는 역할을 맡는다. 대구한의사회장도 맡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대구 달서구 진천동 손한의원 원장실에서 만났다. 손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과 불교 신도가 바라보는 지역 불교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조직의 정비…“주변에서 ‘절 오빠’도 쉽게 찾을 수 있게끔…”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한 열쇳말은 ‘연결고리’였다.

특히 손 회장은 불교 신도회가 다른 종교에 비해 조직력이 약하다고 진단한 뒤, 뿔뿔이 흩어져 있는 대구지역 각 사찰 신도회 및 수행단체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사업 등을 진행, 불교 조직의 결속력 다지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제9교구 신도회가 산재된 불교 조직을 연결시키는 고리, 즉 매개체 역할에 나서 신도들간 범불교적 화합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불교는 타 종교와 달리 조직문화가 태생적으로 약한 측면이 강한데, 이는 불교의 교리 자체가 남에게 드러내는 것을 꺼리고, 남이 알지 못하게 조용히 자비를 베푸는 등의 자기 수행에 우선 가치를 두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임기 동안 각계각층과의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소통을 높이는 방식을 통해 좀 더 조직화된 불교 신도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포교력을 높이는 것도 손 회장이 임기 동안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불교의 경우 아동과 어린이 세대에 대한 포교가 많이 약한 상황.

이와 관련, 그는 “‘교회 오빠’, ‘성당 오빠’는 있는 데, ‘절 오빠’는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말해주듯, 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포교력이 다소 약한 경향이 있다”며 “특히 어린이 세대를 대상으로 한 포교 활동이 미약해 젊은 신도들이 다소 적은 게 현실인데,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포교 활동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포교 활동 강화의 한 고리로 손 회장은 임기 동안 매월 셋째 주 주말 동화사에서 가족 및 지인과 함께 하는 주말 법회를 연중 내내 열 계획이다.

특히 그는 “딱딱한 내용의 법회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명사 강연 등을 마련, 일반 대중과 불교 사이에 존재하는 편견의 벽을 허물겠다”며 “법회를 마친 후에는 다함께 팔공산을 등반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각 말사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각계각층의 조계종 관련 신행단체 하나하나를 제9교구 신도회로 끌어들여 결집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탄탄한 포교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화사 승시 및 매해 4월 초파일을 전후로 열리는 연등행사의 활성화, 신천 관등놀이 업그레이드, 각종 봉사활동 진행 등도 그가 밝힌 포교 활동 강화의 방안들이다.

이밖에도 손 회장은 포교력을 높이기 위해 대구 도심 반월당 인근에 위치한 제9교구 신도회 사무국에 직원을 상근 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를 통해 신도회 조직의 연속성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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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수 조계종 제9교구 신도회장이 지난 8월 척추장애인 복지향상을 위해 쌀 등을 한국척추장애인협회 대구시협회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신도회 제공
전임 회장 시절부터 진행돼 온 장학사업도 확대, 계승된다. 손 회장은 “신도 일인당 1만원씩 정도를 지속적으로 출연하는 방법을 통해 장학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지역사회에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각종 행사를 통해 마련되는 수익금과 신도들의 보시금은 전액 복지사업에 사용 하겠다”며 “이 같은 나눔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다 보면 신도 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덕문 스님과 힘 합쳐 동화사·팔공산 시민에게 돌려줄 터”

인터뷰 화제는 동화사 주지인 덕문 스님으로 옮겨갔다. 덕문 스님은 조계종 직영사찰 갓바위 선본사 주지와 불교중앙박물관장 등을 맡았으며, 지난 5월 동화사 주지로 취임했다.

손 회장은 덕문 스님에 대해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으로, 특히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안정과 불교 조직 정비의 중요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계신 분”이라며 “젊은 주지 스님 특유의 결단력을 갖추고 신도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덕문 스님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업 등에 불교가 소외되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껴 직언도 주저하지 않으시는 분”이라고도 했다.

이 대목에서 손 회장은 동화사 입장료 폐지론을 언급하며 대구시 등에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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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덕문 스님은 물론이고 신도들도 동화사 입장료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며 “팔공총림 동화사는 스님들의 수행 공간이기도 하지만 전체 대구시민의 공간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사찰 입장료를 폐지해 동화사와 팔공산자락을 대구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동화사 입장료 폐지를 위한) 대구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구시는 동화사 입장료 징수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 수익금은 동화사 문화재의 유지·관리비로 사용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불교계는 외국인을 비롯한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대구를 더 많이 홍보하기 위해서라도 동화사를 무료로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손 회장은 “불교 문화유산의 관리 주체는 정부와 지자체인데, 대구시는 입장료 징수를 볼모로 잡아 문화재 관리를 사찰에 떠넘긴 상황”이라며 “사찰 입장료를 하루 빨리 폐지해 더 많은 이들이 동화사를 찾을 수 있게 하는 한편, 문화재 유지·관리 등과 관련된 재원은 대구시와 동화사가 50대 50으로 부담하는 방식으로 충당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입장료를 없애 더 많은 사람들이 동화사로 오게 하는 것이 팔공산을 명실상부한 ‘치유의 산’으로 거듭나게 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 손 회장에게 삶의 지표로 삼고 있는 부처님 말씀이 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요즘에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자신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는 고집스러운 사람 즉, 독선과 독단, 아집의 대명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그 참뜻은 다른 데 있습니다. 유아독존의 나는 개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천상천하에 있는 모든 개개의 존재를 가리키는 것으로,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의 존귀한 실존성을 상징합니다. 쉽게 풀이하면 수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남에게 보일 때 한 점 부끄럼이 없게 하고, 자신의 내면을 다듬게 하는 자기 성찰의 말입니다. 이 같은 부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 지역사회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데 필요한 자양분이 되고 싶습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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