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게이트 핵심 연루자인 최순실·차은택씨의 존재, 세월호 참사 당시 수사 개입, 가족 회사 자금 유용 등 이미 숱하게 쏟아진 비리 의혹들에 대해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민정수석이 최순실 등 비선실세의 존재와 그들의 전횡을 미리 알지 못했던 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최순실 사태를 미리 알고 조치를 취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며 “직무에 미흡했던 점은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우 전 수석이 차은택 등 게이트 연루자들을 알고 있었다는 증언과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순실의 친분으로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에 임명됐다고 주장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날 참고인으로 참석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파문이 커질 것 같아서 얘기를 못하겠지만 차은택 변호인을 소개해 준 건 우병우 전 수석”이라며 “차은택 법조 조력자가 김기동인데 우병우가 김기동을 소개시켜 줬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발언 직후 노 전 부장은 참고인에서 곧바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노 전 부장은 이후 “차은택 변호인을 우 전 수석이 소개해줬다고 들었다”는 의혹 등을 추가폭로하기도 했다. 노 전 부장의 증언이 사실일 경우 차은택을 몰랐다는 우 전 수석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 되므로 ‘위증’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차씨를 이미 알고 있었다면 핵심 관계자인 최순실의 존재 또한 알고 있었다고 볼 개연성이 커진다.

김경진 의원이 청문회에서 공개한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 소유 골프장 직원의 녹취록에는 “최순실이가 옴과 동시에 우병우가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 들어갔어. 김장자 회장이 그랬어 최순실이가 뭐 ‘난 여기 기흥만 오면 소풍오는 기분’이라고”, “우병우가 최순실 거 다 막고 걔네끼린 상하관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의원은 또 “김장자씨가 최순실만 오면 버선발로 뛰어나갔고 그런 인연으로 증인은 박 대통령 민정비서관으로 추천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그러나 “납득할 수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청와대 비선의료’ 관련 의혹을 규명할 핵심증인인 전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도 참석했지만, 우병우 전 수석에 질의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다.

또한 조 대위는 박 대통령 미용시술 및 항정신성 주사제 투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시 근무위치 등 증언이 번복돼 위증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