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당 대주주 위치 확인
제3지대와 연대 가능성 커져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로 호남 4선 중진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 을)이 선출됐다. 주 의원은 취임 일성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친박과 친문세력을 제외하고 모두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비박·비문, 중도 개헌파 등 ‘제3지대’ 구축론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29일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35표 중 절반이 넘는 18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러닝메이트로 나선 4선 조배숙(전북 익산)의원은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됐다.
주승용-조배숙 ‘호남조’가 수도권·중도개혁 세력 대표 후보로 나선 김성식·권은희 조를 꺾고 당선되면서 호남세력 당내 ‘대주주’으로서의 존재감을 재차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 정계 맹주인 박지원 전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비박계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의 제3지대 구축에 호의적이었던 것처럼, 주 신임 원내대표 또한 이를 위해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장 당선 직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부터 ‘친박·친문 패권주의’ 타파를 주장한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즉시 개헌과 이를 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에 부정적 또는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던 안철수 전 대표 등 수도권·개혁 세력과의 노선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승리 배경으로 “당이 침체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당당한 존재감을 보이며 협상해 국민의당을 ‘리딩 파티(선도정당)’로 만들 적임자로 생각해준 것 같다”며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세력과 대화하는 데 있어 협상력을 높이 평가해준 것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그동안 당이 ‘안철수 사당화’ 됐다는 비판을 해왔다는 지적에 대해 “저는 그런 비판은 한 적이 없다”면서도 “김성식 후보가 당선됐다면 ‘안철수 사당’ 지적이 나왔을 거다. 이 두 가지 모두 우리 당이 극복해야 할 딜레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