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집력 강한 친박 우세 전망
일각, 印 위원장에 힘 실어줘
친박 핵심인사들 고립 관측도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추대된지 일주일도 채 안돼 새누리당의 ‘신(新) 내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청산’ 요구를 거부한 친박핵심 서청원 의원은 급기야 자신들이 천거한 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새누리당의 내홍이 둘 중 한 쪽은 당을 떠나야 끝이 나는 벼랑끝 대결로 치닫는 형국이다.
서 의원은 4일 목사인 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거짓말쟁이 성직자’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무법적이고 불법적인 일을 벌이며 당을 파괴하고 있다”며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히 “인 위원장은 새로운 패권주의로 국회의원들을 ‘전범 ABC’로 분류하고 정치적 할복자살을 강요하며 노예 취급하고 있다”면서 “당을 개혁하러 왔느냐, 아니면 당을 파산시키러 왔느냐”고 윽박질렀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인 비대위원장의 사퇴와 더불어 조기 전당대회 실시를 통한 차기 지도부 조기 구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 의원이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새누리당의 내홍이 세싸움으로 비화되며 결집력이 강한 친박 주류에 비해 당내 세력이 없는 인 위원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결론이 나지 않게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가 건재할 수록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 ‘비호감’ 정서가 강한 민심과 더욱 멀어지게 되며, 새누리당의 ‘정치적 부활’도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당내에서부터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버티기에 나선 것과 달리 친박계 내부는 균열과 동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정우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친박계 일부가 자신의 거취에 대한 결정을 인 위원장에게 위임하는 등 인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어 오히려 친박계 핵심인사들이 고립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당내에선 초선들을 중심으로 당의 현재 상황에 대한 회의감과 친박계에 대한 반발감도 적지 않게 표출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TK(대구경북)지역 의원 등 일부 초선들이 친박 중진들의 ‘용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자고 주장하는 등 비토 여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당 상황이 이대로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탈당을 강행하겠다는 뜻도 주변에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도파 등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의 대거 탈당으로 비박계 중심 개혁보수신당(가칭)의 확산력은 배가되는 반면, 새누리당은 고립되며 ‘소수전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