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서 金지사와 단독회동
당 쇄신 과정 역할론 주목
설 전후 대권도전 선언할 듯
비대위 공식 출범 후 인적 청산 등 당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 위원장이 김 지사와 새누리당의 진로를 놓고 머리를 맞댐으로써 새누리당 혁신과 재건과 관련해 김 지사의 당내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새누리당과 거리를 둠에 따라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김 지사가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부상할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인 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1시 경북도청 소재지인 안동을 깜짝 방문해 김 지사를 만났다. 인 위원장은 김 지사, 박맹우 당 사무총장 등과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티타임을 가진 후, 수행원도 물린 채 김 지사와 한시간 가량 단독면담을 가졌다. 당 인적 청산과 쇄신방향을 놓고 두 사람이 긴밀하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 직전부터 일찌감치 대권 도전의사를 내비치며 폐족 위기에 몰린 친박계의 구원투수로 등장했고, 지리멸렬한 TK 정치권과 친박계의 새로운 구심으로 부상했다.
인 위원장과 비대위 또한 ‘청산대상’으로 규정한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과 달리 김 지사가 당 쇄신 작업의 ‘키’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협력과 조언을 적극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김 지사가 친박계와 지역 정가에서 구심으로 부상한데다 최 의원 등과도 친분이 있는만큼 인적청산 등 쇄신 작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인 비대위원장은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지켰던 서애 류성룡 선생의 지혜를 빌리고 그런 마음을 정리하는 뜻에서 다녀갔다”면서 “‘지방분권형’ 개헌 등 헌법개정과 ‘밑으로부터의 변화를 통한 국가개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는 설 연휴를 전후해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가 인 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새누리당과 정치혁신 방안을 공유하고 논의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편 인 위원장은 김 지사와 회동 직후 “개혁이라는 것이 본래 쉬운 일이 아니다. 저항도 있고 소리도 나는 법”이라며 새누리당내 강성 친박계의 반발에도 쇄신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표명했다.
김상만·강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