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반기문의 앞길은?
‘키맨’ 반기문의 앞길은?
  • 강성규
  • 승인 2017.01.1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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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연대’ 기대감 속
모호한 정체성 지적
노선 정립·의혹 해소 우선
대우조선해양현장둘러보는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6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작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본격 대권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면서 정가의 이목이 온통 그에게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국면과 조기 대선 가시화, 새누리당의 분당과 신당 창당 등 정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귀국한 반 전 총장은 대권구도와 정계개편의 향방을 좌우할 ‘키맨’으로 부상했다.

새누리당은 기사회생을 위한 ‘구원투수’로 그의 영입을 갈망하고 있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일각에선 반 전 총장이 보수·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전통 정당’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항하기 위한 ‘제3지대 연대’ 구축을 위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정치권 각 정당과 세력의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그의 경쟁력은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며 국민의 관심을 받은 것은 물론 세계 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높인 점, 여야 어느 정당이나 계파에도 얽매이지 않아 정쟁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대권마다 판도를 쥐락펴락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대망론’까지 일고 있는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 등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는 그의 ‘불안요소’이기도 하다. 국내 정치권에서 벗어나 있던 그에게 자기세력이 없고, 뚜렷한 정책과 소신이 드러나지 않아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과 국민과 거리가 있었던만큼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은 그가 오히려 ‘충청권 후보’라는 프레임 안에 갇혀 버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지원세력과 지지자 모임은 타 후보들처럼 하나의 체계와 노선을 갖고 모였다기 보단 ‘충청’과 ‘중도’를 고리로 다양한 세력들이 중구난방식으로 난립해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정치교체’와 ‘국민통합’, ‘진보적 보수주의자’ 등의 표현들의 의미가 불분명하고 모순적이며, 진보·보수 양쪽에 모두 한 다리씩 걸치고 있으려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선국면에서 정책·노선과 자질을 둘러싼 상대 후보들의 공세가 본격화되면 그에 대한 거품이 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반 전 총장이 ‘대망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신과 민심이 바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명확한 노선 정립,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 등 자질 검증 완료, 캠프와 지지자 모임 정비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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