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3월 13일 전 결론내야”
여야 모두 인용 가능성 무게
대권 주자들 속속 출마선언
새누리선 ‘黃 대안론’ 확산
오는 31일 퇴임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25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전까지 결론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 소장 개인의견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직 헌법재판소장이 변론자리에서 탄핵심판 일정을 처음 공개한 셈이어서 차기 대선 일정과 맞물려 박 소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인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여야 정치권 및 대권 잠룡들은 ‘헌재의 스케줄’에 맞춰 대권경쟁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룰을 조기 확정했다. 그러나 집권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예선 단계에서부터 개헌 및 공동정부론 등을 둘러싼 논쟁, 경선룰에 대한 이의제기 등 후보들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세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타 후보들의 공세가 점차 격해지는 모양새다.
보수진영 유력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제3지대 ‘독자세력화’나서 이날 새누리당 및 바른정당 의원들과 잇단 회동을 갖는 등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마련한 이 자리에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인사, 나경원 의원 등 양당 소속 의원 24명이 참석했다. 김석기(경북 경주), 곽대훈(대구 달서 갑) 의원 등 일부 지역 의원들도 참석했다.
국민의당은 개헌과 제3지대 연대 등을 놓고 당내 최대세력인 호남계 인사들과 안철수 전 대표 측 사이에 한 때 긴장이 형성됐지만 최근 박지원 대표 등이 반 전 총장과 선을 긋고 안 전 대표의 ‘자강론’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은 25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출마선언을 한데 이어 유승민 의원도 26일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 영입 가능성이 낮아지고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바른정당 경선은 유 의원과 남 지사 두 사람으로 치러지거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등판할 경우 3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친박 핵심간 ‘2차 내전’으로 뒤숭숭했던 당 분위기가 수습되는가 했으나, ‘바른정당행 2차 탈당’에 더해 ‘반 전 총장행 추가 탈당’까지 벌어질 조짐이 나타나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출마선언을 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 외에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원유철 전 원내대표, 정우택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으나 민주당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에 대항할만한 파괴력을 갖추지 못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새누리당내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원규·강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