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치’…결국 꿈 접은 반기문
‘20일 정치’…결국 꿈 접은 반기문
  • 강성규
  • 승인 2017.02.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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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편협한 이기주의에 상처”
전격 불출마 선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지난달 12일 귀국한지 불과 20일만에 이뤄진 중도하차 선언이다.

‘문재인 대세론’에 대항할 범여권 또는 제3지대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것이라 관측됐던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조기 실시가 가시화되고 있는 차기 대선판도도 급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각 진영도 그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당혹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향후 대선정국을 뒤흔들 ‘반기문발 충격’의 규모와 향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반 전 총장은 1일 오후 국회에서 사전예고도 않은 채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귀국 후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 휘말리게 된 것이 불출마 선언의 결정적 배경이 됐음을 암시하며,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전 세계를 돌면서 성공한 나라와 실패한 나라를 보고 그들의 지도자를 본 저로서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미력이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일념에서 정치에 투신할 것을 심각히 고려해 왔다. 그리하여 갈갈이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협치와 분권의 정치문화를 이루어내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이것이 제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3주 간의 짧은 시간이었다. 제가 10년간 나라 밖에서 지내면서 느껴왔던 우려가 피부로 와닿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치 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다”며 “또한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제가 이루고자 한 꿈과 비전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현재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우리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가야 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10년에 걸친 사무총장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이든지 헌신하겠다”고 전했다.

장원규·강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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